노동계 "대법 판결, '노란봉투법'과 취지 부합…尹 거부권 행사 말라"

금속노조 등 노동계, 19일 '대법원 판결 환영' 기자회견
대법원, 지난 15일 현대차 손해배상 파기환송
"대법원 판결, '노란봉투법' 취지와 일치"
"尹 거부권 행사 말고 조속히 입법해야"
  • 등록 2023-06-19 오후 2:52:11

    수정 2023-06-19 오후 3:01:42

[이데일리 이영민 수습기자] 지난 15일 대법원이 현대차가 노조원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일부를 파기환송한 데 대해 노동계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시민단체 ‘손잡고’가 19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지난 15일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 이영민 수습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노동 관련 시민단체 ‘손잡고’는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일 이뤄진 대법원의 판결에 환영한다”며 “노조법 2·3조의 빠른 통과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5일 현대차가 금속노조 현대차지회 소속 조합원 4명에 대해 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던 원심을 깨고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쌍용차가 냈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같은 이유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조합원 4명은 앞서 2010년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당시 울산공장 일부 라인을 점거했고, 사측은 이들로 인해 공정이 중단돼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개별 조합원에 대한 책임 제한 정도는 노조 내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해당 판결의 당사자로 10년째 소송을 겪고 있는 엄길정 현대차지부 정규직 해고자는 “정규직·비정규직 여부와 관계 없이 여전히 많은 노동자가 (사측의)손해배상 소송으로 심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엄씨는 “사측은 생산 라인을 1~2분만 세워도 수억원에 달하는 책임을 묻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노란봉투법’의 취지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노란봉투법에는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장석우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대법원 역시 노조와 조합원 개인의 책임을 달리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에선 고려 요소 중 하나로서 ‘현실적인 임금 수준’이 거론돼 개인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을 배상하게 되는 가능성이 향후에도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노란봉투법의 취지와 유사한 판결을 내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판결은 국회가 그동안 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해 직무를 유기하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라 대법원 판결을 최대한 존중하고 거부권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번 판결이 노란봉투법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전날 “현행 민법에 따르면 손해배상 책임은 다수의 노조 조합원이 공동으로 연대해서 져야 한다”며 “해당 판결이 노란봉투법의 근거라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