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택배노조가 지난 8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결렬에 따라 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택배사들은 고객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는 이날 “일부 배송 차질은 있겠지만, 배송이 마비되는 ‘택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9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2000여 명이다. 나머지 쟁의권 없는 조합원 4500여 명은 ‘9시 출근·11시 배송 출발’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나선다. 택배기사는 오전 7시에 출근해 ‘까대기’로 불리는 분류작업을 도운 뒤 정오(낮 12시)에 배송을 시작해왔으나 지난 1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분류작업은 택배기사 업무에서 제외하기로 한 바 있다.
| 9일 오전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 택배노조 파업으로 쌓여 있는 택배물품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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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업과 단체행동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원은 최대 6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택배 노동자 5만5000여명의 11.8%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제 참여율은 크게 떨어지리라는 게 수차례 파업을 경험한 택배 업계 관계자의 추정이다. 전국적인 택배 대란 가능성은 낮으며 노조 조직률이 높고 강성인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인 배송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울산 지역의 경우 사실상 전 택배사들이 배송 불가 지역으로 고객사들에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한진은 전북 군산, 경기 성남·광주·이천, 경남 거제, 경북 김천 등으로 향하는 택배를 받지 않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경기 파주, 부산 강서구, 경남 창원·김해 등으로 로젠택배는 경기 광명, 경북 경주 등으로 가는 택배 운송장 출력을 제한하는 조처를 했다. CJ대한통운 역시 일부 고객사에 생물 택배를 접수 및 발송하지 않는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우정사업본부(우체국택배)는 일종의 쿼터제(할당제)를 운영, 하루 접수 물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분류 작업 지연과 조기 출차(약 1시간 빨리 택배 차량이 나감)로 물류센터에 택배가 쌓이면서 소화 불량이 커지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조합원이 많은 우체국 택배의 경우 전날 일반우편물과 등기·소포를 맡았던 집배원 1만6000여 명을 택배 배송에 긴급 투입하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모든 대화의 문을 열어둔 채 오는 15일과 16일 열리는 사회적 합의 기구에도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택배사들도 “배송 지역 및 운송장 출력 제한 조치를 14일까지로 알렸으나 상황에 따라 기간이 변경될 수 있다”면서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