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대법관 취임…"사법부 신뢰 공정한 재판에…정의 향해 걷겠다"

신임 대법관 취임…6년 임기 시작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 사법부 책무"
"소송당사자 배려 신속·공정 재판 진행 필요"
  • 등록 2024-08-02 오후 4:28:35

    수정 2024-08-02 오후 4:28:35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제가 좋아하는 시 구절로 취임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눈 쌓인 들판을 걸어갈 때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지금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정의를 향해 바르게 걸어가겠습니다.”

박영재(55·사법연수원 22기) 신임 대법관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영재 신임 대법관. (사진=대법원)
박 대법관은 “대법관은 영광과 명예의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에 대한 봉사와 헌신의 자리라는 선배 대법관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며 “이 자리가 매우 영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모든 사람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하고 귀하기 때문에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헌법은 삼권 중 사법권에 대해 선거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법관이 담당하도록 설계해 사법부의 역할과 책무가 바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보호임을 웅변하고 있다”며 “대법원 사건을 마주할 때에도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그 목소리를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균형감각과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헌법적 가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모든 일을 다 했는지 되돌아보고 타당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법관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재판에 임해 결과의 타당성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소송당사자를 배려하며 신속하고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법관은 배정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3월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약 28년간 서울·대전·순천·부산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민사, 형사, 행정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했던 정통 법관이다.

박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심의관, 기획조정실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사법행정 경험도 갖췄다. 특히 지난 2015년 법원행정처에 설치된 법관연수개편TFT(태스크포스팀)의 팀장을 맡아 법조일원화 등 법관연수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현행 법관연수 제도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젠더법연구회의 참여 하에 법원행정처에 설치된 양성평등연구반의 반장을 맡아 법관연수에 성인지 교육 도입 등 법원 내 성평등 문화 정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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