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기각…다급해진 與, 한숨 놓은 野

국민의힘, 귀성길 인사 취소하고 긴급 의총
"이 대표 영장 기각에 따른 논의"…당혹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용산역 찾아
비명계 의원들도 "분위기 누그러져"
  • 등록 2023-09-27 오전 11:46:53

    수정 2023-09-27 오전 11:46:53

[이데일리 김유성 이상원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따라 여야 간 표정은 각기 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다급해진 분위기로 예정됐던 ‘당 지도부 추석 귀성 인사’를 취소하고 긴급 의총을 열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서울 용산역으로 시민들을 만나러 갔다.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스1)
27일 새벽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발표가 난 후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 예정됐던 설 귀성 인사를 취소하고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구속영장 기각에 초비상이 걸린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영장발부) 기각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추후 대책을 논의해야하지 않겠느냐”며 “영장실질심사가 기각됐다고 이 대표의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의총 직후 “제1야당 대표니까 권력을 가진 자니까 기각했다. 국민 일반 상식에 비췄을 때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사무총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권구속 유권불구속(無權拘束 有權不拘束)’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어두워진 국민의힘 분위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되면서 민주당은 한 숨 돌린 모습이다. 같은 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무리하고 무도한 ‘이재명 죽이기’ 시도가 실패했다. 사필귀정”이라며 “법과 원칙, 양심과 정의에 따른 사법부의 판단을 환영하고 존중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용산역 귀성객 인사를 선택했다. 예정된 행사였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용산역 귀성 인사 후 기자들을 만나 “여러 가지로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많은 시민들의 얼굴에서 넉넉함이 있었다”면서 “경제가 매우 어려워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정치권이 반성하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원내대표는 “이제 다시 ‘원팀’이다”면서 “단합된 힘으로 승리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주먹인사하는 홍익표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7일 용산역 KTX 승강장에서 귀성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명 의원들도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에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비명계 의원 중 한 명인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광온 원내대표가 사의 표명한 그날 의총은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근데 오늘 의총 분위기는, 친명 쪽에서 많이 안정을 찾았으리라 본다, 통합을 위해 좀 더 노력을 해줘야지 마녀사냥에 들어가면 힘들어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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