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학대' 계부 "내 딸로 생각하고 아직도 사랑해..미안하다"

  • 등록 2020-06-15 오전 11:01:46

    수정 2020-06-15 오전 11:11:1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창녕 학대 소녀’ 계부(35)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서야 “정말 미안하다”며 의붓딸에게 사과했다.

계부는 15일 오전 10시 15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밀양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해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향했다.

경찰은 계부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회색 모자를 눈이 가릴 정도로 푹 눌러쓰고 흰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계부는 ‘딸에게 미안하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 ‘아이를 괴롭힌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의붓딸을)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 딸로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친모(27)의 학대 가담 여부에 대해 입을 열지 않던 그는 의붓딸이 욕조에서 숨을 못 쉬게 학대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선 “욕조에 담근 적 없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밥은 왜 주지 않았나’라는 질문엔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말한 뒤 이동했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왼쪽)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계부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린다.

계부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초등학생 의붓딸 A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계부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친모는 지난 12일 응급 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한편 경찰은 A양이 쓴 일기장을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경찰은 A양이 일기를 써왔다는 점을 확인하고 일기에 학대를 입증할 만한 내용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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