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켐텍 “장시간근로 줄이니 오히려 생산성 증대”

방하남 장관, 13일 라이온켐텍 방문
"현장 의견 적극 반영한 근로시간단축 제도 수립"
근로시간 단축하는 中企·근로자 지원 강화
  • 등록 2013-12-13 오후 3:42:15

    수정 2013-12-13 오후 4:33:4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인조대리석과 공업용 왁스 제조 기업 라이온켐텍(171120). 대전 대덕구에 있는 이 회사는 12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중소 사업장이지만, 40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미주와 유럽 등 선진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강소기업이다. 라이온켐텍은 그러나 주 60시간이라는 장시간 근로 관행으로 직원의 이직률이 높았고, 산업재해 위험에 늘 노출돼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는 협의를 통해 교대제를 전면 개편하고, 신규 인력을 일부 고용했다. 이를 통해 장시간 근로 문제가 해결되자 생산성이 향상되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업과 근로자가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충청남도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졌던 13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라이온켐텍을 방문해 노사대표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방 장관의 현장방문은 과도한 연장·휴일근로를 줄이자는 정부 제도 개선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우려가 큰 것을 고려해 중소기업이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사례 등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과거 라이온켐텍의 생산직 근로 형태는 주간조와 야간조가 하루 10시간씩 주 6일을 근무하는 주야 맞교대 구조였다. 상시적인 휴일근로와 주 60시간 이상의 장시간 근로가 지속되면서 직원들은 피로 누적을 호소했다. 이는 결국 높은 이직률과 생산성 저하, 산업재해 위험으로 이어졌다.

이에 경영진은 대전고용노동청의 컨설팅 및 지원을 받아 주 60시간인 근로시간을 48시간으로 줄이기 위한 교대제 개편에 착수했다. 물론 그 과정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경영진은 비용증가에 대한 부담과 교대제 개편 과정에서 필요한 3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희생이 필요했다. 근로자들도 월 52시간(주 12시간)의 초과근로수당 감소를 부담해야 했다.

그럼에도 노사는 상시적인 연장·휴일근로가 지속되면 근로자 개인과 가족,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강한 공감대 속에 머리를 맞댔다. 노사협의회는 수차례 협의를 거쳐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고, 작년 8월부터 기존의 교대제를 개편해 근로시간을 주 평균 48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부 임금 감소를 수용했고, 경영진은 기본급 10% 인상을 통해 근로자의 초과근로수당 감소분 약 50%를 보전해 준 결과다. 결국, 장시간 근로시간 관행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희생과 양보 덕분이다.

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이사는 “교대제 개편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초기 인건비와 설비증설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근로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자 이직률이 줄고, 업무 효율성이 늘면서 오히려 생산성 및 매출액 증가라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방 장관은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생산 및 인력 관리체제로는 지속 가능한 중소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노사가 합심해 일하는 방식과 근로문화를 바꾼다면, 라이온켐텍과 같이 근로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생산성 향상, 고용창출 확대 등 노사 모두가 윈-윈 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 노사가 큰 부담을 겪지 않도록 현장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제도를 시행해 나가겠다”며 “아울러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는 중소기업과 근로자 지원 방안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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