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7포인트(0.53%) 하락한 1380.07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증시 강세와 외국인 현물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하고, 기관도 매도폭을 늘리면서 약보합으로 반전했다.
현물시장에서는 뚜렷한 매수나 매도 주체가 없었다. 개인이 344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94억원, 332억원 순매도였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240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6438계약 순매수였다. 프로그램은 137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최근의 지수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전기전자 업종이 오랜만에 올랐다. 장 초반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형 IT주에 외국인의 매기가 몰리면서 장중 한때 업종지수가 1% 이상 오르기도 했다. 장후반 상승폭이 줄어 업종지수는 0.84% 상승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0.99% 올라 6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닉스도 1.47% 올랐다. 미국에서 도시바가 하이닉스를 상대로 낸 낸드플래시 메모리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최근 지수상승을 이끌었던 중형주, 내수주들은 하락 반전했다. 건설업종지수가 4%가까이 급락했다. 주택공급 확대 추진이라는 정부 정책을 재료로 강세가 이어졌던 건설주는 집값 급등에 대한 강력 대응책이 나올 것이란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두산산업개발(011160)이 8.55% 급락했고, 코오롱건설도 6.47% 떨어졌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2%대, 현대건설은 4%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전기전자 업종의 견조한 흐름에 집중됐다. 외국인이 연일 매도로 일관하던 IT주에 대해 `사자`에 나섰다. 그러나 지속성에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IT주 매수는 그동안 부진에 대한 순환상승 성격이 강하다"며 "내년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가 남아 있고, 환율이 아직 개선되지 않아 외국인 매수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9일 금통위가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을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이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시장이 반응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금리가 인상되면 영향이 큰 은행주가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것을 보면 건설주 하락은 단기 상승에 따른 이익실현 또는 포트폴리오 교체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IT, 은행, 자동차 등 굵직한 업종으로의 순환매가 나타난다면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수급 에너지가 제한된 상황이라 강한 상승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