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리스크".. 엔/원 추가상승 가능성은

역외 중심 달러매수 급증.."추가상승 뒤 급락 가능성도"
  • 등록 2003-02-18 오후 3:23:11

    수정 2003-02-18 오후 3:23:11

[edaily 최현석기자] 엔/원 환율이 100엔당 1010원 수준까지 오르며 독자적인 원화약세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엔/원이 북한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로 어느수준까지 오를 지 주목되고 있다. ◇대외불안감으로 역외매수 증가..엔/원 급등 18일 엔/원 환율은 1004.54원에 고시되며 올들어 처음으로 1000원대를 기록한 뒤 장중 1010원 수준까지 급등한 뒤 1007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원은 이달초 970원 수준으로 떨어진 뒤 지난 10일까지 970~990원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지난 11일 무디스의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전망 두단계 하향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엔/원 환율 상승은 북한문제와 관련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역외세력을 중심으로 한 달러매수·원매도 주문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만큼 역외세력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이날 역시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제재계획을 강력히 비난하고 정전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올 엔/원-달러/엔 환율 동향> 자료: 서울외국환중개 ◇역외매수 원인, `투기`vs`헤지` 최근 역외매수에 대한 분석은 원화자산에 대한 `헤지성` 달러수요라는 의견과 `투기성` 매수라는 견해로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역외세력의 거래는 실수요가 동반된 경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도 투기성 달러매수를 한 채 버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주말까지 역외가 달러매수에 몰리자 신용등급 하락 정보를 미리 알았다는 소문도 돌았다"며 "그러나 최근 환율이 30원이상 급등한 상황에서도 차익매도에 나서지 않고 있고 적정레벨마다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봐서는 헤지비율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엔/원 추가상승 가능성 충분..급락도 주의 엔/원 환율이 1010원에 육박하고 있으나, 대외불안감이 가시기 전에는 하락반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급증했던 기업들의 엔화 대출분 상환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점도 엔/원 상승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역외세력이 원화자산에 대한 헤지 비율을 축소할 경우 달러/원과 함께 엔/원 환율 급락 가능성도 열려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가시화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엔화대출 만기와 북한관련 안보위기 등을 감안했을 때 역외가 쉽사리 달러매도로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뒤늦게 지정학적 불안감을 느낀 국내 기업 등이 달러매수에 매달릴 때쯤에는 역외가 차익매도에 나서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딜러는 "역외세력이 헤지성 및 투기성 달러매수에 나서고 있어 환율하락이 제한되고 있으나, 불안감 해소로 역외펀드 등이 헤지수요를 정리할 경우 환율급락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상대적 원화강세 기대심리가 해소됐고 달러공급 우위 기조도 바뀌어 엔/원 환율이 1020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1020원 수준을 넘을 경우 오버슈팅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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