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이닉스가 채권단의 지원결의에 힘입어 8일 상한가인 4200원으로 마감, 지난 2월23일 이후 두달반만에 4000원을 회복했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이달들어 지난 2일 보합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5일간 상승세를 유지했다. 외국인도 지난 2일 468만주를 순매수한데 이어 7일까지 총 564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지분율이 22.19%로 높아졌다.
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10월17일 1만원대가 붕괴된 이후 지난달 17일 2430원까지 끝없이 하락한 뒤 상승세로 돌아서 4000원대를 회복했다. 이러한 주가흐름은 하이닉스 주가가 "사느냐 죽느냐"의 단순 테마에 의해 좌우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주가가 액면가의 절반으로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디폴트 리스크가 감안됐기 때문"이라며 "하이닉스의 그동안 주가하락은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서 오히려 죽을 위험이 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하이닉스의 주가는 본질적인 가치와 상관없이 재무리스크에 따른 것이고 이 부분이 해결의 가닥을 보이는 시점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닉스가 사는쪽으로 무게가 실린 것은 당연히 구조조정 계획 발표와 이를 위한 채권단의 지원 움직임.
지난해부터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를 통한 채권상환 연기로 버텨온 하이닉스는 반도체를 제외한 사업부문 분사와 주식 사모발행(3억7000만달러), 해외DR발행(10억달러)로 13억7000달러 조달, 현대그룹서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했다.
이같은 계획의 핵심인 외자유치를 위해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발행하는 1조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신디론 8000억원과 시설대출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 가량의 만기를 2003년에서 2004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또 D/A한도를 2003년6월말까지 10억달러로 유지하고 당좌대출한도 2095억원, L/C한도 5863억원도 2003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하이닉스 문제의 핵심처럼 부각됐던 투신사 지원문제도 6800억원의 채권을 인수하기로 결정돼 채권단 지원도 겉으로는 만반의 태세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이 채권단의 지원이 그림이 그려지면서 살로만스미스바니등 해외 자금유치 주간사는 다음달까지 총 1조8000억원 조달을 완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도 지난 7일 투신사 지원을 설득하는 자리에서 "국내 채권단 지원만 잘되면 해외 자금조달은 무난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주가가 단기적으로 액면가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심사다. 증권가에선 일단 이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채권단 지원이 회생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모멘텀을 찾고 있어 주가가 5000원을 회복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인 상승전망에도 불구하고 추가상승 여부나 중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중립을 유지하거나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당장 외자유치 등 일련의 계획이 성사될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외자유치가 완료된다해도 하이닉스의 재무구조상 지속적인 채권단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닉스가 재무적인 리스크를 줄인다해도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정상화되기 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출자전환과 DR발행 등으로 주당가치가 희석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정상화가 된 이후에 본질적인 가치를 논해도 늦지 않다"며 "그 이전까지는 여전히 죽느냐 사느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반도체 가격은 3분기까지 회복이 어렵고 4분기에나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하이닉스 주가상승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닉스는 재무리스크가 부각된 이후 대표적인 데이트레이딩 종목이 됐다는 평가다.따라서 하이닉스에 대한 매매는 이같은 점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자금력이 있는 개인이나 투자상담사들이 적극적으로 데이트레이딩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일정한 이익목표를 설정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