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 2분기에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 당기순이익 537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 89%, 88%나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최근 11분기(2년9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커지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둔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때 6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도 10%대로 줄었으며 순이익률은 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감산과 함께 내년 투자도 재검토키로 하면서 불황에 대비키로 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직격탄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1분기보다 13% 늘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4% 낮아졌다. 낸드플래시도 같은 기간 출하량은 40% 늘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5% 하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PC와 그래픽 D램 수요는 2분기 말부터 회복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낸드플래시 역시 가격이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어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생산량을 줄이고 투자를 재검토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4분기부터 D램 생산능력을 4분기부터 줄일 계획이다. 회사측은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시설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며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생산능력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전년대비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계획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24일 올해 2분기 29억8300만제곱인치로 1분기(30억5100만제곱인치) 대비 2.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31억6000만 제곱인치)보다는 5.6% 하락한 수치다.
이와 함께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키로 함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을 올해보다 상당 수준 감소할 전망이다.
|
증권업계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도 생산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업체가 보유 중인 소재 재고는 1.5~2개월(7월 초 기준)로 파악된다”며 “화이트리스트 제외 대상 소재 확보는 최장 3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3개월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는 시점부터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소재 재고를 소진할 8월 중하순에도 일본으로부터 소재 통관이 안 되면 생산차질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생산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가동률을 하향시킬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로 수익성 만회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고,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4차원)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