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보잉 787, 다시 이륙한다

지난 4월 美 연방항공청 운항 재개 승인 받아
에티오피아·카타르·유나이티드 등 잇따라 운항 재개
대한항공 보잉 787기 도입 우려 '불식'
  • 등록 2013-05-27 오후 3:32:47

    수정 2013-05-27 오후 3:38:55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올해 초 배터리 결함으로 운항을 멈췄던 ‘꿈의 항공기(드림라이너)’ 보잉 787기가 서서히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003490)이 오는 2016년부터 보잉 787기를 도입하기로 해 사고 당시 항공기 안정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보잉 787기가 다시 운항에 들어가면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할 수 있게 됐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4월 보잉이 제출한 보잉 787기의 배터리 재설계 계획을 승인하고 운항 중단 명령을 공식적으로 해제했다. 이에 따라 보잉 787기를 보유한 항공사들은 배터리를 재설계하고 안전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주요 노선에 보잉 787기를 속속 투입하고 있다.

지난 16일 도하~런던 노선 운항을 재개한 카타르항공의 보잉 787이 런던 히드로 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카타르항공 제공
가장 먼저 보잉 787기 운항을 재개한 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항공이다. 이 항공사는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웃 나라 이케냐 나이로비로 가는 노선에 보잉 787기를 투입해 2시간 운항을 안전하게 마쳤다. 이어 인도의 에어인디아도 보잉 787기 운항을 재개했다.

카타르항공의 경우 지난 16일 도하~런던 노선에 보잉 787기를 띄웠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도하~두바이 노선에 이 비행기를 투입했다. 카타르항공은 앞으로 뮌헨,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등 장거리 노선에도 순차적으로 보잉 787기를 띄울 예정이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20일 허브 공항인 휴스턴에서 보잉 787기 운항을 재개했다. 이날 오전 11시 텍사스주 휴스턴을 출발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도착하는 유나이티드 001편을 시작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정기 운항에 들어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현재 6대의 보잉 787기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2대를 추가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오는 6월 10일에는 덴버~도쿄 간 국제선 첫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앞으로 휴스턴~런던, 로스앤젤레스~도쿄, 로스앤젤레스~상하이, 휴스턴~라고스 등으로 국제선 운항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프 스마이젝 유나이티드 항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보잉 787기를 다시 운항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드림라이너에 투자하는 것은 업계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질 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 있는 보잉 787기의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다음 달부터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B787기 도입을 앞둔 대한항공은 기존 계획대로 B787-9 모델 10대를 2016년부터 3년에 걸쳐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앞서 787-9 모델은 최근 사고가 발생한 787-8 모델의 문제점과 운항 안전성을 개선한 기종이어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앞으로의 운항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보잉 787기가 배터리 결함 문제를 딛고 다시 운항을 시작했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항공기 도입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787는 세계 최초로 수명이 길고 충전속도가 빠른 리튬 이온 배터리를 채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배터리에서 잇달아 연기가 나는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해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전 세계 항공사에 인도된 보잉 787기는 총 49대로 1월16일 이후 모두 운항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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