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 배정에는 여야의 상반기 원내전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나라당은 기획재정위원회에 다수의 경제통 의원들을 배치하며 ‘MB 노믹스’ 실현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에 ‘저격수’들을 집중 포진시키며 전의를 다졌다.
◇ 상임위원장 분석=18대 국회 상반기 상임위원장의 평균은 ‘영남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50대의 3선 의원’으로 요약된다.
특위를 포함한 18개 상임위원원회 위원장 중 11명이 50대였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19명 중 10명이 50대였던 것보다 젊어졌다. 정무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48)은 40대 상임위원장이 됐다.
선수별로는 3선이 15명으로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신낙균 의원은 재선의 여성위원장이 됐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11개, 민주당이 6개,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1개의 상임위원장을 가져갔다.
◇ 상임위원 구성=기획재정위원회의 구성은 여야의 격돌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대표적 경제통인 박종근·서병수·최경환·이종구 의원 등을 배치했다.
기업규제 완화, 감세 등 ‘MB 노믹스’ 실현의 전위부대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출신인 김효석 의원, 경제관료 출신인 강봉균 의원 등 ‘베테랑’들로 진용을 갖췄다.
언론장악 논란이 예상되는 문광위도 관심 상임위다. 한나라당은 위원장 경선에서 패한 정병국 의원을 전문성을 고려해 그대로 배치했다. 한선교·강승규·진성호 의원 등 언론인 출신도 다수 포진했다.
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장인 4선의 천정배 의원과 MBC 사장 출신의 최문순 의원 등으로 맞붙을 계획이다.
한나라당의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대표적 친이계 교육통인 이군현 의원, ‘형님공천’ 논란을 제기했던 정두언 의원 등이 주축을 이뤘다. 민주당에서는 17대 교육위를 경험한 안민석·최재성 의원 등이 배치됐다.
초선 위주였던 상임위 간사가 재선으로 교체된 것도 특징이다. 한나라당은 여성위원회와 예결특위를 제외한 전체, 민주당도 국방위를 뺀 전원을 재선으로 진용을 짰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역시 ‘상원’이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정몽준 의원 등 4선 이상만 5명에 달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와 박상천 전 대표, 참여정부 마지막 외교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의원 등이 포함됐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도 외통위를 선택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민생현장을 직접 챙기겠다며 보건복지가족위를 지원해 배정받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친박연대의 서청원 대표는 16대에 활동했던 국방위를 택했다.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대표는 17대에 이어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지켰고, 권영길 의원은 외교통상위를 떠나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