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최대폭 추락..시총 62조 증발(마감)

서브프라임 충격에 1800, 1700선 한꺼번에 반납
외국인 1조원 이상 "팔자"..사상최대 매도 공세
  • 등록 2007-08-16 오후 4:01:12

    수정 2007-08-16 오후 4:01:12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6일 코스피가 120포인트 넘게 빠지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낙폭은 사상 최대규모였으며, 역대 11번째로 깊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폭락세로 이날 하루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62조6500원어치의 주식가치가 사라져버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 부실과 관련 펀드의 손실이 확산되고, 엔케리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을 팔고 보자는 움직임이 커졌다.
 
광복절로 하루 휴장한 사이 다우지수 1만3000선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주요증시들이 악화일로에 처했고, 조정 압력이 누적된 우리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5.91포인트(6.93%) 하락한 1691.9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1700선을 하회한 건 지난 5월31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던 지난 2000년 4월17일(-93.17포인트)의 사상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했다. 하락률로는 외환위기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1997년 12월12일(-7.07%)이후 11번째 기록이다. 코스피 시장의 최대 하락률은 뉴욕 월드트레이드 센터 테러공격 직후인 지난 2001년 9월12일의 -12.02%다.

60포인트 넘는 급락세로 출발한 이날 코스피는 개장한 지 한 시간도 안돼 선물시장 급락으로 인해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도 낙폭은 커져만 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촉발된 신용경색 우려가 엔캐리 청산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금융불안이 한층 가열되자 시장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신용경색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아직 불확실한데다, 뚜렷한 반등 모멘텀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후로도 낙폭을 줄여갈 만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인근 아시아 증시상황도 우호적이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1.99%하락하며 마감한 것을 비롯,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1.88% 하락하는 등, 인근 아시아 증시 역시 전일에 이어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홍콩증시와 대만증시 하락폭은 4%를 넘었다. 

외국인이 1조369억원을 순매도 하는 등, 사상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하며 폭락장을 이끌었다. 기관 역시 1조4979억원을 순매수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로 맞섰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은 6973억원을 순매도 하며 외국인에 동조하는 매매로 대응했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기계와 증권 운수창고, 건설 등의 업종이 1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200종목 가운데 단 하나도 오른 게 없었으며,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에서는 성신양회(004980)와 FnC코오롱(001370)만이 상승했다. 이날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만도 무려 164개에 달했다.

시총 상위 종목들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삼성전자(005930)가 5% 넘게 빠진 것을 비롯, 포스코(005490) 현대중공업(009540) 신한지주 등 각 업종별 대표 종목들도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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