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1주기 추모제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박 전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다음 날인 2020년 7월 9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으며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했던 그의 성추행 피소 사실과, 이어진 극단적 선택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소장은 “지금까지 성폭력 사건이 보고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건 아니었다”며 “충분히 알려졌음에도 해결하지 않으려는 내부 분위기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있지만 작동하지 않은 게 문제였기 때문에 법 개정도 중요하지만 원래 있는 제도가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장 내 성범죄를 개인이 아닌 조직의 문제로 인식하는 변화와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변호사는 “직장 내 성범죄는 대부분 어린 시절 성평등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4050세대가 주로 저지르고 있다”며 “가치관, 통념을 바꾸는 인식 개선은 어릴 때부터 관련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인권 의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20대를 대상으로 양성평등 인식을 조사하면 40~50대와 차이가 크다”며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직장 내에서 평생교육으로 갈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직장 내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각지대’ 해결도 숙제로 남았다. 신 변호사는 “성희롱 예방, 성평등 인식교육 등을 직장 내에서 필수로 하는데 5인 미만 직장은 예외로 교육이 부재하다”며 “5인 미만 직장이라고 해서 직장 내 성폭력이 없는 건 아니므로 사각지대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