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미·중 무역갈등, 휴전 아닌 종전해야”

홍남기(오른쪽에서 두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왼쪽에서 두번째) IMF총재와 면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워싱턴=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 신임 총재를 만나 “무역 갈등의 영향이 글로벌 교역·투자 위축 등으로 가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 총재 역시 세계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의 종전을 촉구했다.

홍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D.C. IMF 본부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양자 면담을 열고 세계 경제 상황과 IMF 역할, 한국 정책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 자리에서 무역 갈등과 관련 “미·중 무역갈등의 직접 손실은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의 0.8%에 달하고 기업의 투자 심리 악화 등 추가 간접 피해도 크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단순 휴전(trade truce)이 아니라 조속히 종전(trade peace)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도 “무역 갈등은 대외 개방도가 높은 국가에 더 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IMF가 자유무역 가치를 회복하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을 강화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금융 리스크가 확대하는 상황에서 IMF가 글로벌 금융 안전망의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한 재원 확충 노력에 적극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IMF 재원 확충 합의를 통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한·일 무역 갈등 진행 상황에 관심을 표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는 비경제적 이유로 수출 제한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고 자유무역환경을 조성하자는 6월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 합의 정신과도 배치한다”며 “기업의 불확실성 확대가 리스크 요인으로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 내부 정책 논의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향후 북한의 비핵화 진전 등 여건 조성에 따라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IMF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비핵화 진전 등 국제 사회의 여건이 성숙하면 개발도상국 지원과 관련한 IMF 경험을 토대로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