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하나금융, 기업금융 강자 기틀은 마련했으나…

외환은행 혼수품 5개 대기업
하나금융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일신 기회
  • 등록 2010-11-23 오후 3:34:55

    수정 2010-11-23 오후 3:06:38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23일 15시 0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금융지주(086790)는 기업금융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외환은행(004940)은 폭넓은 해외망을 기반으로 한 외환업무와 탄탄한 기업 고객이 매력으로 꼽혀왔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하나은행으로선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일신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다만 향후 통합과정에서 예상되는 내홍과 기존 외환은행 고객의 이탈가능성은 하나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 외환은행 혼수품 5개 대기업

금융감독원의 2010년 주채무계열 선정 현황표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5개 대기업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외환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서 하이닉스와 현대건설 기업회생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해당 기업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주요 거래 대기업이 범 현대가에 국한되기는 했지만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현대건설은 신용도가 높은 사업파트너로 손색이 없다.

하나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그룹은 SK그룹과 GS그룹 대한전선 세아그룹 등 4곳이다. 옛 서울은행과 합병을 통해 SK그룹 등의 여신을 넘겨받기는 했지만 전통적으로 하나은행은 기업금융 보다는 개인대출과 프라이빗뱅킹(PB) 부문에 강점을 보여왔다. 2003년 SK글로벌(현재의 SK네트웍스)의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능력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기업대출 부문의 성장성은 더딘 편. 2005년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사업을 넓히기는 했지만 대투의 인력과 네트워크를 그룹전체 수익성 확대로 끌어내기 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 하나+외환 기업여신 넘버원 넘봐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말 현재 외환은행의 대출금잔액(이하 원화여신액 기준) 42조8638억원 가운데 기업여신은 24조2087억원으로 56.48%를 차지한다. 하나은행의 기업여신은 39조5165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44.5%를 차지한다. 두 은행의 기업여신을 단순 합산한 규모는 63조7252억원.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신한은행의 기업여신 규모는 각각 72조8244억원과 72조4974억원, 63조9563억원이다.

즉 하나+외환은행의 기업여신규모는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기업금융 부문 넘버원을 넘볼만한 덩치를 갖추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권에서 외화 기업대출 비중이 높다"면서 "외화 기업여신까지 감안하면 두 은행의 총기업 여신은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 기업여신이 갖는 의미는 크다. 저비용 수신 기반인 월급통장 확보에 유리한데다,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등으로 영업확장이 가능하다. 아울러 은행 사모펀드(PEF) 부문에서도 적잖은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다. 최근 4~5년간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덩치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거래 기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정보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거래 기업이 많다고 해서 꼭 은행 자산과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현금보유가 커지고 회사채 시장내 직접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은행을 찾는 대기업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반해 중견 및 중소기업 부실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내홍기 우수고객 이탈 우려

외환은행을 주채권 은행으로 두고 있는 A기업 자금담당자는 주채권은행이 하나은행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고 말했다. 수년간 거래해 왔던 은행 담당자가 바뀌는 것이 껄끄러운데다, 하나은행의 여신정책이 외환은행과 어떤 차이를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인수하고서 3년차되던 해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합병하자 조흥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던 일부 기업은 다른 은행으로 계좌를 옮기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깐깐한 대출관행을 피해 유리한 조건을 내건 은행과 손을 잡았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도 원만한 통합작업을 위해 실질적 합병까지 2년여의 허니문 기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기간중 급선무는 외환은행 노조를 달래 내홍을 피하는 한편, 우수고객 이탈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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