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희롱" 사진에 네티즌들 경악

  • 등록 2005-05-06 오후 8:22:44

    수정 2005-05-06 오후 8:22:44

[오마이뉴스 제공] 대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올린 "신생아 희롱" 사진들이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을 찌그러뜨리거나 비닐가방에 넣은 사진들을 본 네티즌들은 "신생아 학대"라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L산부인과의 간호 업무를 맡고 있는 이아무개씨는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사진을 올렸다. ▲ 간호조무사 이모씨가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올린 사진들. 독자들이 보는 바와 같이 사진 속의 아기들은 깍지를 끼고 기도를 하는 모습, 사발면이나 주사기를 손에 쥔 모습, 비닐가방 속에 들어간 모습 등으로 희화되고 있다. 누군가에 의해 얼굴이 찌그러진 모습, 반창고를 얼굴에 붙이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 아기들끼리 뽀뽀를 하는 연출사진도 있다. 이씨가 강아지를 주머니에 넣고 신생아실을 돌아다니거나 강아지와 신생아를 함께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위생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씨는 신생아 사진들을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이를 본 네티즌들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진을 퍼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PC정보 커뮤니티 "매니안닷컴"에 "유머/엽기" 게시판에 글을 올린 최순석씨는 "대구에 살고, 아기 놓은 지 얼마 안된 입장으로서 충격이다. 어느 병원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고, 네이버의 "jhasingm"도 "남한테는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인데, 아기들을 장난감처럼 다뤘다"고 안쓰러워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씨는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올리고 모든 메뉴를 삭제했다. 제 사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아 저도 무척 무섭고 두렵고 떨립니다... 전 생각하시는 의도로 사진을 올린 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고개숙여 사죄를 구합니다." 이씨가 몸담고 있는 병원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L산부인과 병원장이라고 밝힌 B씨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이번 일은 우리 병원 신생아실에서 일어난 해프닝이 아니다"며 사진에 찍힌 아기와 강아지 사진들은 이아무개씨가 과거에 근무하던 병원에서 찍은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직원 선발과 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이씨에 대해서는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신생아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병원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속보> 경찰이 간호조무사의 "신생아 희롱"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대구 동부경찰서 사이버수사대는 6일 오전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신생아 희롱 사진들을 판독한 뒤 수사관을 L산부인과에 파견해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사이버수사대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산부인과측으로부터 사진 속에 나오는 간호조무사 이모씨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신생아들의 사진을 찍어 미니 홈페이지에 올린 경위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가늠하기는 아직 힘들지만,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죄 적용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현행 아동복지법 2조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은 경찰에도 그대로 전해져 서울과 대구경찰청에는 사건을 철저히 파악해 관련자를 엄벌하라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로 인해 한때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오마이뉴스> 등 언론사들에 사건 경위를 묻는 전화를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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