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호텔 남녀 4명 사망…남성들 '케이블타이' 미리 준비했다

여성 목·손 결박상태로 발견..국과수 "사인 목 졸림"
  • 등록 2024-04-12 오후 2:15:30

    수정 2024-04-12 오후 2:21:2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기 파주에 있는 호텔에서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남성들이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남성 2명은 지난 8일 객실에 처음 들어간 후 여러 차례 방을 드나들었는데 9일 남성 손에 케이블타이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부검소견에 따라 여성들의 직접적인 사인은 ‘목 졸림’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발견 당시 여성들은 케이블 선을 한데 묶을 때 사용되는 ‘케이블타이’로 손과 목이 결박돼 있었고 청테이프로 입이 막혀 있었다.

이에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근거로 남성들이 여성들을 상대로 한 살인 범행을 미리 준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에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 2개가 발견됐다. 객실 내 비치된 식칼로 주방 선반에 있던 것이 침대 옆에 나란히 꺼내져 있었다.

맨눈으로 혈흔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숨진 여성 1명의 팔에서 약 3cm 깊이, 길이 9cm의 베인 상처가 발견됐다.

상처가 깊은데 혈흔이 발견되지는 않아 경찰은 사후에 생긴 상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여성 중 한 명은 SNS 대화방에 올라온 구인 글을 통해, 또 다른 한 명은 원래 알던 남성 한 명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해당 호텔을 가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여성 2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인지, 또 어떤 경위로 한자리에 모이게 됐는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남성들은 친구 사이로 둘 다 별다른 직업은 없었다.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여성들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CCTV에 여성들이 객실에 들어갈 때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경찰은 남성들이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객실 내부에서 빼앗은 후 외부에 버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께 파주시 야동동의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숨진 여성 중 1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으며,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이 호텔 객실까지 오자 남성들이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 범행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사라진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찾고 있다.

또 남성들이 호텔에 묵었던 기간의 CCTV를 전부 분석해 제3의 인물이 범행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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