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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32Gbps GDDR7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24Gbps GDDR6 D램을 개발한데 이어 GDDR7 D램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그래픽 D램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굳혔다.
이번에 개발한 신제품은 한층 향상된 고성능·저전력 특성을 갖춘 16Gb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에 ‘PAM3 신호 방식’을 신규 적용해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32Gbps의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PAM3 신호 방식은 기존 NRZ 방식보다 동일 신호 주기에 1.5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신제품을 그래픽 카드에 탑재할 경우 최대 초당 1.5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30GB 용량의 UHD 영화 5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기존 최대 1.1TB를 제공하는 GDDR6 대비 1.4배 향상된 성능이다.
삼성전자는 고속 동작에 최적화된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해 전력 효율도 20% 높였다. 특히 노트북 등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응용처를 위해 초저전압을 지원하는 옵션도 제공한다.
대용량 데이터 고속 처리…그래픽 넘어 AI·자율주행차 등서 각광
GDDR D램은 그래픽용 D램이다. PC나 노트북 등에서 그래픽 작업 등에 활용된다. 일반 DDR D램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을 위한 채널이 많고 높은 대역폭을 가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이 덕분에 GDDR D램은 PC, 노트북, 게임 콘솔 등의 그래픽 영역뿐 아니라,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을 요구하는 고성능 컴퓨팅(HPC), AI, 딥러닝,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 시스템 확대와 고해상도 지도, 동영상 스트리밍, 고사양 게임 등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고도화되고 대량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기술이 요구되면서 자율주행차 영역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및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시장 개화 가능성에 따른 GDDR의 유망성에 집중해 GDDR 분야에서 차별화된 솔루션과 기술 리더십으로 시장 성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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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첨단 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최초로 만들었다는 건 기술 경쟁력을 선도한다는 것”이라며 “향후 GDDR7 제품이 폭넓게 쓰일 자율주행차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될 때 먼저 차세대 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과 성격이 유사하지만 서로의 수요층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제이션(시장 자기잠식) 현상은 없을 전망이다. HBM은 GDDR7보다 성능이 더 좋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과 성능을 모두 고려해 수요층이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공정이 더 복잡한 HBM이 GDDR7 보다 성능이 더 좋으면서 가격도 더 비싸다”며 “HBM까지는 불필요한 자율주행차에서 GDDR7 제품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전력효율을 높이고 발열을 최소화한 이번 신제품 특성상 전력소비와 발열 문제로 항상 고민이 많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고객사들도 이번 신제품 적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