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이태원 참사로 숨진 사망자들과 부상자들에 도를 넘은 비방과 조롱이 SNS에 난무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정부가 사망자 장례비를 최대 1500만원까지 지급한다는 발표를 하자 이를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올라왔다.
|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 놓인 추모의 흔적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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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변호사는 2일 “허위사실 유포 자체가 무조건 다 범죄가 되는 건 아니지만, 명예훼손일 경우 범죄에 해당해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가짜뉴스와 조롱, ‘압사가 아닌 화재’ ‘마약복용설’ 등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허위사실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 처벌될 수 있고 손해배상 책임도 질 수 있다.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며 여러 건에 대해 범죄여부 확인 중”이라며 “리트윗, 공유, 단톡방 개시, 링크 게재 등이 단순 유포 행위도 다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면 내용 수위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사자에게 모욕죄는 존재하지 않지만, 글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할 경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사자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유족 등만 고소할 수 있다.
경찰은 사상자 명예를 훼손하는 글과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선 고소 접수 전이라도 적극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찰이 ‘유족 명예훼손‘ 등으로 내사에 착수한 건은 11건에 달한다.
또 경찰은 현재 사이버수사관 46명을 투입해 사이버 대책 상황실을 운영 중이며, 악의적 허위 비방이나 적나라한 사고 현장 사진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악의적 허위 비방 글이나 신상정보 유출에 대해선 고소 접수 전 수사 착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도를 넘은 비방과 가짜뉴스에 대한 자중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가짜뉴스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일 뿐만 아니라 국민 분열과 불신을 부추기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