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으로 스며드는 中 자전거 업체

건강증진 강조하는 정부정책과 맞물려 순항 중
  • 등록 2017-09-20 오전 10:03:54

    수정 2017-09-20 오전 10:03:54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 모바이크의 자전거들[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대륙을 점령한 공유자전거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공유자전거업체 오포(Ofo)는 태국 방콕 교외의 탐 마삿대학에서 시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8월만 해도 자전거 600대를 들여 시험 서비스에 나섰지만 이달 1000대로 확대했다.

요금은 30분에 5바트(160원) 수준으로 측정될 전망이지만 9월 말까지는 시범 서비스인 만큼 무리로 제공된다. 이 지역의 한 대학생은 “더운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편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전거를 대여하고 요금을 내는 공유자전거 는 이미 중국에서 대중적인 서비스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오포, 모바이크외에도 블루고고, 유바단처, 쿠치 융안싱 등 공유자전거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에 일부 일부 기업들은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해외, 특히 동남아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이미 오포는 지난 3월 싱가포르로 진출해 100일 만에 10만 사용자를 확보했다. 4월 싱가포르로 진출한 모바이크 역시 위치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이어 이들 기업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동남아는 열대지방이다 보니 비가 잦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적다. 하지만 고질적인 교통 체증을 피하려는 이들과 건강 증진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이 맞물리며 공유자전거는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싱가포르는 당뇨 등을 줄이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며 자전거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보건복지부 차관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자전거 활용을 증가시키자고 말할 정도다. 영국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성인 비만율(BMI 25 이상)은 13.3%로 동남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다만 우기에는 자전거 활용도가 낮은데다 중국처럼 시내 곳곳에 배치된 자전거가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난징, 항저우, 란저우시의 경우 현재 방치된 자전거가 너무 많아 지방 정부가 자전거 추가 투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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