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조 서울국세청장 사의..CJ 사건 연루(종합)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송광조(51) 서울지방국세청장이 CJ그룹 세무조사 로비 의혹에 연루돼 사의를 표명했다.

1일 국세청 관계자는 “송 청장이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국세청 현직 고위 간부가 이번 CJ그룹 세무조사와 연루돼 있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관리를 총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동기 부사장으로부터 송 청장에게 CJ그룹에 세무조사와 관련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골프 접대 등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 지난달 27일 송 청장을 불러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CJ그룹으로부터 받은 접대 내역과 대가성 여부를 추궁했으나 형사처벌을 할 정도의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국세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송 청장은 검찰 조사 직후 거취 문제를 고민해오다 결국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CJ그룹 세무조사와 관련해 전·현직 국세청 관계자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나서면서 청장 자리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송 청장은 CJ그룹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 등 국세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던 지난 2006년 세무조사를 총괄하는 조사기획과장을 지냈다. 세무조사에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었던 셈이다.

검찰은 일단 금품 수수액이 적고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송 청장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향후 추가 금품 수수 정황이 드러날 경우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게다가 송 청장 외에도 CJ그룹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는 등 세무조사 무마에 연루된 인물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도 높아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현직 국세청 간부의 혐의가 밝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CJ 세무조사 무마 청탁으로 30만달러와 명품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은 구속됐으며, 전군표 전 국세청장 역시 금품 수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