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이자 대우건설(047040)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한통운 경영권 매각을 위한 채권단 동의절차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다음달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20일 대우건설과 금호그룹,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금호그룹이 2008년 3월 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FI로 참여한 8개 곳은 금호그룹이 대한통운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동일한 가격에 지분을 함께 매도할 수 있는 테그얼롱(Tag-along·동반매도청구권) 권한을 갖고 있다.
FI들이 갖고 있는 대한통운 주식은 총 220만주로 전체 대한통운 지분의 9.64%다. FI들은 대한통운 인수가격인 주당 17만1000원에 연 6.0~9.7%의 이자(복리)를 더해 되팔 수 있는 권리(풋백옵션)도 갖고 있어 테그얼롱 행사 여부는 대한통운 매각가격이 확정된 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올해 3월(2.54%)과 내년 3월(7.09%) 순차적으로 돌아오며 풋백옵션주식을 되사줘야 할 회사는 대우건설(5%), 아시아나항공(2.09%), 금호알에이시(2.55%) 등이다.
대우건설, 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은 테그얼롱 행사로 대한통운 인수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매각대상 지분을 35%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 주식 일부가 대한통운 인수 당시 발행한 교환사채(EB)의 교환대상 주식으로 잡혀있는 상황도 매각대상 지분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대한통운 지분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3.95%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호P&B화학(1.46%), 금호개발상사(0.12%) 등 금호 계열사도 일부를 갖고 있다. 대우건설과 금호그룹측이 대한통운 지분 35%만 매각하더라도 FI들이 모두 테그얼롱을 행사하게 되면, 대한통운 인수 기업이 사야할 지분은 44.64%에 이른다.
대한통운 매각대상 지분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EB 조기상환(바이백) 결과에 따라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통운 EB 투자자들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열 분리될 경우 만기(2013년 3월) 전 회사측에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현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바이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한통운 매각대상 지분은 FI들의 테그얼롱 행사 여부와 교환사채(EB) 조기상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을 대상으로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을 공동 매각하는 안건에 대해 동의절차를 밟고 있다. 채권신고액 의결권 기준 75% 찬성을 받아야 통과된다. 산업은행 의결권 비율이 61%에 이르고 채권단들도 매각 절차 진행에는 찬성하고 있어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채권단 승인절차가 끝나면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곧바로 매각주간사를 선정, 매도자 실사와 매각공고 등 매각절차를 진행해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포스코, CJ, 삼성, 롯데, 한진그룹 등 대기업들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각 자문사는 노무라증권과 산업은행이 공동 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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