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아리랑본드와 김치본드로 나뉜다. 아리랑본드는 외국인(비거주자)가 한국에서 원화로 발행하는 채권이고, 김치본드는 원화 이외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들 국제채권은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국제화를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과제 중의 하나였다.
그렇지만 베어스턴스의 김치본드는 발행 목적 등에서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당초 베어스턴스는 지난 2006년 우리투자증권을 주간사로 5억달러의 김치본드 발행계약을 체결했었다. 외국기업이 `김치본드`를 발행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의 김치본드는 발행금리 등에서 외면을 받았고, 그로 인해 발행 규모가 5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줄었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최초의 김치본드 발행을 주선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한 언론사에서 IB대상(회사채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외국기업의 채권을 국내에서 발행하면서 발행 상대방의 신용리스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2003년에 포드차의 금융자회사인 `포드모터크레딧(FMCC·Ford Motor Credit Co)는 아리랑본드를 발행하려다 발행이 무기한 연기됐었다.
포드차의 아리랑본드 발행 연기는 포드차의 신인도가 타격을 입으면서 발행금리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만약 포드차가 베어스턴스처럼, 아리랑본드를 발행했더라면, 국내 채권시장의 낙후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기억됐을 것이다.
발행 자체도 미진하기 그지없다. 아리랑본드는 1995년 국내에서 처음 발행된 이후 2005년까지 총 44건(2조 1909억원)이 발행됐지만,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한 건을 제외하고는 2006년부터는 발행이 멈춘 상태다.
김치본드도 2005년 이후 2건(공모 기준)에 그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이 비거주자에게도 돈을 빌려줄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이나 능력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보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한국기업의 해외법인 등으로 국제채권의 접근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