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급등)③"한잔 더" 파티분위기 후끈

"정부정책+장기소외+펀더멘털 3박자" 주장 일색
  • 등록 2005-01-06 오후 6:27:14

    수정 2005-01-06 오후 6:27:14

[edaily 이진우기자] 코스닥시장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경계감보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투기적인 매수세가 가담하면서 일부 종목들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조심하라"는 목소리 보다는 "코스닥이 뜬다는 증거"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코스닥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주제로 증권사들도 분석리포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두려워하기 보다는 차라리 용기를 가질 때라는 식의 논리다. 증권사들이 코스닥 상승의 근거로 첫 손에 꼽는 것은 "믿음직한 정부 정책"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정책 모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2005년을 벤처활성화 원년이 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을 100% 신뢰하는 분위기다. 코스닥이 오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도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부가 불을 당겼다는 논리다. ◇ 정부가 불 당기고 기관이 기름 붓고 동원증권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정부정책에 대항하지 말라는 말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며 "정부의 벤처활성화 정책이 코스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촉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도 "정부가 벤처활성화에 전력하겠다는 것은 직접 지원대상이 장외기업이거나 제3시장 업체들이라도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급등주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수급에 의한 투기적 상승"이라고 일갈하거나 "추격매수를 자제하라"든지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주장이 나왔을 법한 DMB, 무선인터넷 등 테마주에 대해서도 시장 자체에는 긍정적인 효과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원증권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일부 테마주들이 펀더멘털과 괴리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특정 테마가 강한 주도력을 행사하는 것이 시장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촉매가 된다"며 "지금처럼 다수의 테마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고 갑작스럽게 사그러들 테마가 아니라면 시장은 강한 자극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상당한 추진력을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6일 장중에 코스닥지수가 급락하며 충격을 받은 것도 "조정의 시작"이라는 의견보다는 "테마의 변화" 또는 "테마의 차별화"라는 식으로 더 오른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6일 장중의 흔들림은 코스닥 시장의 전형적인 흐름"이라면서 "앞으로는 꿈을 꾸는 테마에서 실적이 어느정도 받쳐주는 테마로 옮겨갈 수 있지만 초기의 테마들도 급락하기보다는 어느정도 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이 그동안 많이 내렸다는 점과 함께 일부 급등주들을 제외하고는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저가메리트가 많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지난해 코스닥은 15.2%가 하락했지만 세계적으로 지수가 내린 나라는 태국, 중국, 페루 정도였고 나스닥과 자스닥은 8%. 33%씩 올랐다"며 "지난해 고점에 비해 코스닥시장은 이제 겨우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거래소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코스닥 시장은 84%로 작년 4분기 43% 증가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코스닥의 밸류에이션 개선속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조재훈 팀장은 "거래소의 경우 외국인들의 비관적 시각이나 지난해부터 많이 오른 주가 등 부담요인이 더 많다"며 "대안으로서의 코스닥은 시기적으로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코스닥 긍정론에 동참했다. ◇ 코스닥 크게 변한 건 없다..즐기되 조심해야 이처럼 시장의 목소리는 파티 분위기 일색이지만 일부에서는 "즐기되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더 오른다는 전망에는 동의하지만 오를 때 거의 모든 종목이 다 오르는 거래소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코스닥은 지난 3년간 계속 내렸고 4년째에 반등하는 것인데 4년째에 반등하는 모습은 경험적으로 많았다"며 "대공황때도 4년째는 올랐고 일본의 10년 불황기에도 3년 하락 이후 4년째는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종목들은 코스닥이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가 질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철저하게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코스닥의 펀더멘털이 개선됐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이 이른바 코스닥 업체라고 취급하는 종목은 많아야 100개가 안 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1000개 가까운 코스닥 종목에 대입시켜 일반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강세 마인드가 "오를 것 같아서"가 아니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펼치는 논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기관들이 운용하는 상당수의 주식형 펀드들이 그동안 2년 이상 이렇다 할 수익률을 내지 못했다"며 "올해도 실적이 저조할 경우 옷을 벗어야 하는 펀드매니저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포트폴리오에 거래소의 대형주들을 편입하겠지만 수익률 게임용으로 중견 코스닥업체의 주식을 편입해서 시장수익률 이상을 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라도 "바이 코스닥"을 외치는 증권사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지난해 거래소를 외국인들이 끌어왔다면 올해는 기관들이 코스닥을 대상으로 레이스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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