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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전 공사는 지난 13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탈북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란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는 “북한도 아닌 이곳 대한민국 땅에서 사람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니, 그것도 배가 고파 굶주림을 피해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나 이 나라를 찾아온 탈북민이 대한민국에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저로서도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번 충격적인 비극을 접하면서 저는 북한 정권에 대한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해 주었더라면 수만명의 탈북민들이 그리운 형제들과 친척들, 친우들이 있는 정든 고향을 떠나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탈북민 모자 아사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북한 당국과 김씨일가에 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우리 탈북민들은 정부의 책임이나 남한 사회의 무관심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같은 탈북민으로서 곁에서 그의 어려운 처지를 미리 알고 어루만져 줄 수는 없었는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우리는 성급하게 정부나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나서서 탈북민 정착실태의 미흡한 점을 재점검하는 계기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서울 관악경철서는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인 한모(41)씨와 아들 김모(5)군이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지 2개월쯤 지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집에서 고춧가루 외에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발견되지 않았고, 자살 정황이나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들 모자가 아사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