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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는 산호와 말미잘, 히드라와 같은 자포동물(Cnidaria, 독주머니를 가진 동물) 중 하나다. 자포동물 대부분은 어딘가에 붙어 살지만 해파리는 유영(free-swimming)하며 옮겨 다니는 활동적인 동물이다. 또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독특한 생물로 알려져 있다.
박종화 KOGIC 센터장은 “자포동물은 사람과 초파리, 제브라피시 같은 좌우대칭동물(Bilateria)과 공통조상을 공유하는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자포동물 중 움직임이 가장 활동적인 해파리는 그동안 게놈 분석이 활발하지 않아 이번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게놈지도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전했다.
염승식 KIOST 위해성분석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해파리의 경우 폴립(Polyp)이라는 부착유생 1마리가 변태와 성장과정을 거쳐 5000마리로 증식하므로 폴립 제거가 대량번식을 막는 근본대책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폴립 변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물질 관련 유전자를 발견해 향후 해파리 대량번식 예방 연구의 기반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진은 또 노무라입깃해파리 독액의 단백질 유전자 정보도 확보했다. 해파리는 촉수를 사용해 먹이를 잡으며 이때 독을 사용한다. 이번에 분석한 해파리 게놈에는 독 관련해 개수가 증가된 특정 단백질 도메인(Protein domain)이 확인됐다.
포식동물로서 해파리의 진화적 특징도 연구됐다. 노무라입깃해파리 게놈지도를 조립해 자포동물 4종과 좌우대칭동물 4종, 후생동물(Metazoan) 3종, 편모충류(Holozoa) 1종의 게놈과 비교·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해파리는 다른 자포동물보다 분자 수준의 삼투압 제어 기능이 뛰어났다. 이는 해파리가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수직이나 수평으로 이동할 때 바닷물의 농도가 달라도 생존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해파리는 근육수축과 관련된 유전자의 개수가 다른 자포동물보다 많았다. 해당 유전자들의 발현은 해파리 운동에 필수적인 메두사머리 부분에서 더 높았다.
박종화 센터장은 “해파리의 일부 종은 수명이 무한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노화를 되돌리는 ‘극노화’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해온 고래, 호랑이 등의 표준게놈 자료와 함께 극노화를 위한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Biology’에 3월 29일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