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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다국적 생활용품 회사인 유니레버를 인수하려다 퇴짜를 맞은지 하루만에 파파이스라는 대형 패스트푸드업체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브라질 사모펀드(PEF) 운용사 3G캐피탈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3G캐피탈은 또다시 새로운 인수대상을 물색하면서 또 한 번의 메가딜을 통해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
식품업계 M&A의 큰손
3G캐피탈은 식품업계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기간 동안 굵직굵직한 M&A를 성공시킨 3G캐피탈은 식품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 2008년 자신이 최대 지분을 가진 브라질 맥주회사 인베브와 벨기에의 인터브루를 합병한 데 이어 버드와이저를 만드는 미국 안호이저 부시까지 인수해 세계 최대 맥주회사를 탄생시켰다. 그러더니 2010년엔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킹을 사들였고 3년 뒤에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초고경영자(CEO)와 손을 잡더니 23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하며 케첩으로 잘 알려진 식료품 제조업체 H.J.하인즈를 샀다. 그리고 한 해 뒤에는 캐나다 최대 인기인 도넛 체인 팀 호튼스를 인수해 버거킹과 합병했다. 3G캐피탈의 식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5년에는 치즈로 잘 알려진 미국 대표 유제품업체인 크래프트를 사들여 하인즈와 합쳤다.
버핏과 투자원칙 공유
사실 3G캐피탈은 크래프트하인즈 M&A 전까지만 해도 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이름이었다. 그러나 2015년 버핏이 직접 나서 3G캐피탈의 전략과 M&A 수행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후에도 함께 기업 인수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 회사인 리더들간에도 인간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 3G의 설립자이자 브라질 최고 부자 호르헤 파울로 레만과 버핏은 오랜 친구 사이다. 두 사람은 레만이 면도기 제조업체 질레트의 이사로 일할 당시인 1990년대 처음 만나 활발히 교류해왔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3G캐피탈과 버핏은 서로의 투자원칙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쪽 다 글로벌시장에서 꾸준히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저평가되기를 기다려 인수하고 장기 보유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몬델레즈 인수라는 메가딜
크래프트하인즈에 발을 걸치고 있는 투자자는 또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윌리엄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 설립자는 몬델레즈 지분을 5.6%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크래프트에서 크래프트푸즈그룹을 분사해 몬델레즈로 이름을 바꿨으나 재결합을 통해 크래프트 왕국을 다시 건설하고 싶어한다.
3G캐피탈은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1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M&A펀드를 출범시켰으며 추가로 5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헤지펀드가 최대 4배까지 차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실탄은 최대 600억달러(원화 약 68조7960억원)가 될 수 있다. 몬델레즈는 시가총액이 650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인수가 성사될 경우 근래 보기 드문 초대형 M&A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