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역사` 노량진 수산시장 사라지나… 갈등 고조

  • 등록 2016-03-11 오전 11:16:14

    수정 2016-03-11 오전 11:16:14

노량진 현대화 수산시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89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수산시장인 노량진 수산시장이 오는 16일 진행될 현대화 작업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됐다.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이하 비대연) 등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은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소재 노량진 현대화 수산시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수산시장의 현대화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금의 수산시장을 철거하고 현대화 건물로 이전을 강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입주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또 ‘현대화 건물 이전 반대’의 메시지가 담긴 붉은 띠와 조끼를 착용한 채 기존 점포에서 영업을 영위했다.

앞서 수협중앙회(이하 수협)은 오는 16일부터 신축 건물인 현대화 수산시장 건물에서 수산물 경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협은 “상인들이 입주하지 않았더라도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예정대로 경매를 진행한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정부 정책 사업이다. 2012년 국비 1540억원 등 총 2241억원을 투입, 지난해 10월 연면적 11만8천346㎡,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이 완공됐다.

당초 올 1월부터 현대화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하고자 했던 수협과는 달리, 상인들은 비대연을 결성하고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대연 측은 “신축 건물로 이전할 경우 실질적인 판매 공간이 협소해지고, 임대료의 증가로 상인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며 현대화 시장을 “시장의 기능을 무시한 채 겉만 번지르르하게 지어 놓은 건물”이라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상인들이 새 건물로 이전할 가능성이 희박해지며 16일 상인과 수협간의 직접적인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수협은 기존 시장에서 계속 영업하는 상인을 무단점유자로 간주, 무단점유사용료를 부과하고 명도·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한편, 현재 노량진 수산시장 자리는 노량진 시장의 역사와 한강 조망 입지 등을 활용해 관광 명소로 개발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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