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텔 미 버냉키"

  • 등록 2007-11-08 오후 4:21:30

    수정 2007-11-08 오후 4:21:30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지난 7일 연이어 날아든 비보로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3%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달러 가치에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손실 소식이 더해졌고, 뉴욕 검찰의 모기지업계 수사 소식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악재는 장 마감 후까지 이어졌다. 월가의 마지막 보루였던 기업 실적이 예상을 밑도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8일(현지시간) 열릴 미국 증시에 큰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월가에 금리인하 가능성이라는 동아줄을 던져줄지 주목된다.

전일 장 마감 이후에 나온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 시스템즈의 분기 실적은 견조했지만, 시장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IT 종목들의 바로미터인 시스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9%이상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선물지수는 큰 폭으로 밀려났다.  
 
또 세계 최대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의 3분기 실적도 예상을 밑돌았다. 다만 우려했던 것만큼 3분기 상각 손실이 크지 않았다.

결정적인 악재는 미국 2위 증권사 모간스탠리의 상각 소식. 모간스탠리는 지난 9월과 10월에 37억달러를 상각했다고 밝히면서, 3분기 이후 상각 규모는 46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씨티그룹(137억달러)과 메릴린치(84억달러)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상각 규모다.

미국 금융가의 상각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은 추가 상각 규모가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모기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과 캐피탈원은 신용위기로 인한 추가 상각 규모를 상향 조정했다.

들불처럼 번지는 추가 상각 충격에 휩싸인 월가에 버냉키 FRB 의장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불확실한 시기에 중앙은행의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그지만 신용위기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줄 때에도 말을 아꼈던 전력이 있다. 한편 국제유가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95달러선으로 내려섰다.

◇경제지표: 개장 전인 오전 8시30분에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블룸버그통신 예상치 32만5000건, 전주 32만7000건)를 발표한다.

◇기업실적: 개장 전에 포드(주당순이익 예상치 46센트 적자, 전년 62센트 적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트디즈니(예상치 41센트, 전년 36센트)와 퀄컴(예상치 53센트, 전년 42센트)은 장 마감 이후에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이날 미국 최대 고급주택 건설업체 톨브라더스의 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예상치는 마켓워치 기준)

◇주요일정: 벤 버냉키 FRB 의장이 미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대책과 미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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