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산은캐피탈 김재실 사장은 28일 "벤처투자는 물론 상용카드와 오토리스 등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춰나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결산에서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흑자전환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80%이상의 지분은 단계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산은지분을 소규모로 시장매각할 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해외 유수업체가 경영에 일정부분 참여하는 수준으로 지분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본사 7층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여의도 사옥이전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상용카드 진출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금감위로부터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았는데 이 부문에 대한 육성계획은
▲우리가 하려는 것은 개인상대의 신용카드가 아니라 기업을 상대로 하는 상용카드다. 상용카드 시장은 초기단계로 성장성이 매우 크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법인카드와 비지니스카드외에 원자재나 소모품 구매를 지원하는 구매카드, 본사와 가맹점간 판매를 지원하는 판매카드 등 일반카드와는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다.
어음제도 축소와 카드사용 활성화라는 정부방침과 맞물려 있어 우리로서도 새로운 수익모델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점 과제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산은캐피탈과 산업은행 거래업체, 정부와 공공기관, 국내외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할 생각이다.
- 지난해 코스닥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벤처투자 실적을 기록했는데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해 시장이 안 좋았지만 벤처투자 실적은 괜찮았다. 2000년에 158개 기업에 963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에는 170여개 유망기업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투자규모를 15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2000년에는 투자기업중 42개사가 기업공개를 했는데 지난해에는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8개를 등록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경기회복 등으로 시장이 활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투자기업중 60개 정도를 공개할 생각이다.
- 올해 투자할 대상은 주로 어떤 분야인가.
▲소액을 다수업체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 정보통신, 바이오, 환경, 엔터테인먼트 소재부품업종 등 유망업종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투자금액 1200억원을 정보통신 56%, 문화컨텐츠에 12%, 바이오 9%, 인터넷과 제조업체 각 8% 등으로 분산투자했다. 올해도 정보통신 55%, 문화켄텐츠 12%, 바이오 10%, 인터넷에 6%, 기타 17% 등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 벤처산업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투자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아직까지는 (벤처들이) 어렵다. 구조조정을 거친뒤 올 하반기부터는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투자에 유리할 수도 있다. 엄격한 투자심사를 통해 옥석을 가리면 좋은 기업에 양호한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벤처에 투자를 하려면 기술력과 마케팅을 함께 봐야 한다. 원천기업에 납품하는 업체가 성장률이 높다고 볼 수 있고 매출액이 좀 낮더라도 기술수준이 높으면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 기억에 남는 투자종목은 무엇인가
▲로커스는 한 종목에서 800억원이상의 수익을 냈다. 4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를 850억원에 팔아 84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이 2만%를 넘는다. 미디어솔류션, 나리지온 등도 수익률이 높았다. 수익률말고도 로커스가 국내 벤처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우리로서는 큰 보람이다.
- 벤처투자와 상용카드외에 오토리스를 수익모델로 제시했는데
▲지난해 7월부터 자동차 오토리스를 전략상품으로 육성해왔다.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영업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현재 실적이 140억원에 달하고 있다. 올해는 1000억원이상 규모로 오토리스 실적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 수익모델로 보면 올해 결산에서는 흑자전환이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 작년 결산에서는 1725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올해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결산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규모는 확정할 수 없지만 흑자전환은 확실할 것으로 본다.
과거 부실이 심했던 리스부문의 충당금이 경영에 압박을 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상용카드와 오토리스 등에서도 상당부문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산업은행이 80%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향후 민영화 등의 계획은
▲주주구성은 산업은행이 81.5%로 최대주주며 한투가 5.6%, 기타 12.8% 등으로 이뤄져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은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산은이 다 가져갈 필요가 없다.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팔 경우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소규모라면 시장매각이 가능하겠지만 그보다는 해외유수업체가 경영에 일정부분 참여하는 수준으로 지분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 CEO로서의 좌우명과 철학은
▲산은캐피탈은 산업리스와 한국기슬금융이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기 때문에 취임초부터 직원들간의 화합을 강조해왔다. 내부목표가 화합이라면 외부목표는 이익창출과 주주가치 극대화일 것이다. 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주주의 기대에도 적극 부응하는 것이 경영의 제 1목표다.
김재실 사장은 45년 천안출생으로 보성고,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산은에 입행(68년), 조사부 종합기획부 동경사무소 등에서 일했다. 부장 승진후에는 동경지점장, 경영지원팀장, 자금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97년 11월 부총재보(이사)로 승진, 중소기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IMF 관리체제하에서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벤처투자를 활성화시킨 점을 인정받아 2000년 9월 산은 자회사인 캐피탈 사장에 선임됐다. 원만한 성격에 발이 넓고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