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23일 달러/원 환율이 엔 약세와 외국인 주식순매수라는 두 축에 갇혀 전날보다 90전 오른 1304.5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수급공방, 달러/엔 등락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장세가 펼쳐졌지만 이동범위가 워낙 좁아 추세와는 단절된 흐름이었다.
달러/엔 상승탄력이 강해 24일에도 환율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장참가자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 다만 상승폭 확대가 크지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않다.
◇23일 시황
이날 환율은 1.90원 오른 1305.50원으로 출발하며 일찌감치 이날 고점을 확정지었다. 지난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사흘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307원에 달러팔자, 1308원에 달러사자로 마감했다.
레벨부담감에 따른 물량공급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흘러내린 환율은 1304원을 중심으로 지루한 장세를 연출했다. 오전장 종료직전 낙폭을 좀더 넓히며 1303.60원까지 떨어진 후 1303.90원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마감보다 20전 낮은 1303.7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곧바로 하락반전하며 1시49분 1303원까지 떨어졌다. 역외가 다시 달러매수세를 비치자 역내은행권도 이를 뒤따랐고 환율은 다시 1304원대로 되돌아왔다. 런던시장 개장과 함께 달러/엔이 122.80엔까지 치솟자 환율 고점이 좀더 높아졌고 결국 1304.50원으로 이날 장을 마쳤다.
◇환율안정의 이면..방향전망 제각각
환율이 1295~1305원의 좁은 박스권을 2주 넘게 유지하면서 투기거래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많지않은 규모의 실수요 거래로 시장을 움직이긴 역부족. 최전선에 있는 딜러들의 향후전망도 엇갈리긴 마찬가지다. 간밤 역외환율 오름세에 기대 상승출발한 뒤 장중 물량공급을 만나 되밀리는 현상만 계속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환율 안정 뒤에는 향후 전망에 대한 확신부족이 자리잡고 있다. 박스권이 무너질 지, 무너진다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
시중은행 한 딜러는 "오늘밤 역외환율의 추가상승이 확실시되지만 내일 시장에서 1307~1308원을 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틀만에 2엔 가량 상승한 달러/엔의 경우 추가상승을 한다해도 한번쯤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역외건 역내든 엔 약세만 믿고 달러매수에 나서고있어 달러/엔이 반락한다면 물량처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딜러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현 거래범위가 유지될 것"이라며 "환율변동성이 떨어지면서 업체들이 대규모 거래에 나설 이유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리스크헤지가 필요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거래가 일어날 리 없다는 것. 환율 안정화를 선호하는 정부의지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계속된다지만 실제 현물환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매수금액의 절반도 안된다"며 "외자유치 지연으로 향후 추가 물량공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엔 약세역시 시장에 크게 반영되지 못하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주요지표 추이
달러/엔 환율은 122.50엔마저 돌파하며 4시39분 현재 122.70엔을 기록중이다. 일본의 9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36.9를 기록, 99년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엔화약세가 심화됐다.
다케나카 일본 경제재정 장관은 이날 "1엔을 1달러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바꾸는 엔화 단위조정(redenomination)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며 "당장 결정되지는 않더라도 화폐 개혁 측면에서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시의 외국인은 17일이후 6일만에 다시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주식순매수를 단행했다. 양대시장에서 각각 1014억원, 47억원 매수우위. 이날 주식매수자금은 내일이후 시장에 달러공급요인으로 등장한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31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92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각각 3억3100만달러, 2억5490만달러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