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명절 증후군을 앓고 있다. 6거래일간 추석 연휴 휴장을 마치자마자 2%대 하락하면서다.
|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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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4.27%로 연중 최고치이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며 “작년 레고랜드 사태 때 4.67%까지 올라간 만큼 국채금리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했다. 40bp(1bp=0.01%포인트)가량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너무 좋다는 것이 문제”라며 “공급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인 반면 수요가 너무 좋아서 임금을 포함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상했지만 그럼에도 미국 경기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시장에는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해도 높은 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한국 증시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민간기업 구인 건수가 4개월 만에 다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880만건)를 상회했다.
김 연구원은 “우려할 수 있는 지점 중 하나는 물가가 오르면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오르면 물가가 또 오르는 현상”이라며 “결국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연준 긴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최근 겪고 있는 고물가를 겪어본 시장 참가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흐름이 있어 왔지만 이렇게 높은 금리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 시장에 불확실성 가중으로 나타났고, 한국 증시도 이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하락 원인을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