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정운현 "윤석열 지지…`괴물` 보단 `식물` 대통령"

정운현, 당내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
"이재명, `전과4범-패륜-대장동-거짓말` 결함"
"덜 익은 사과는 익혀 먹지만 썩은 사과 먹을 수 없어"
  • 등록 2022-02-21 오전 11:37:27

    수정 2022-02-21 오후 8:39:28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삶과 행태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당내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캠프의 공보단장으로 활동했다.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사진=정운현 페이스북)
정 전 실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경선 결과는 참담했다. 민주당은 ‘사사오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를 당 대선후보로 확정했다”며 “제가 도우려고 했던 사람은 이낙연 후보였고, 거기까지가 저의 소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왔던 사람으로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삶과 행태도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민주당도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았던 그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이제 저는 윤석열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혹자가 말했듯이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명망가들이 `전과 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후보, 보통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쏟아낸들 그 약속은 믿을 수 없다”며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전 실장은 “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당혹스러워하실 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이재명을 지지할 권리가 있듯이 제게는 윤석열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없다고 해서 타인의 선택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의 ‘돌발’ 행동과 관련, 이 위원장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정 전 실장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특히 이 위원장이 ‘그러면 되겠느냐’며 간곡히 만류했는데도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을 가까이서 보좌해왔고,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라는 책의 저자인 양재원 전 총리실 민정민원 비서관은 이날 정 전 실장의 페이스북 글에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는 댓글을 달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 측 이병훈 의원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정 전 실장을 경선이 끝난 후 이 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 사전에 논의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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