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21세기 술탄'…에르도안 AKP, 재선거서 패배

지난 선거 때 패한 후 재선거 요청…더 큰 표차로 패배
작년 하반기 역성장에 높은 실업률까지…경제난이 원인
  • 등록 2019-06-24 오전 10:56:29

    수정 2019-06-25 오전 8:56:0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왼쪽, 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당 ‘정의개발당(AKP)’의 요구로 치러진 이스탄불시장 재선거에서 AKP 후보가 패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표율이 99%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전 뷔이윅체크메제 구청장이 54%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는 AKP 후보인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로 4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 3월 말 이후 3개월 만에 AKP의 요구로 다시 치러진 재선거다. 지난 선거에서도 이마모을루 후보가 근소한 차이 0.28%포인트(1만3729표)로 이을드림 후보를 이긴 바 있다. 선거에서 패하면서 AKP 측은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개표 감시원이 많았다는 이유로 문제 제기를 해 재선거를 끌어냈으나 더 큰 표차로 졌다.

이번 이스탄불에서의 패배는 ‘21세기 술탄(중세 이슬람 제국 황제)’이라 불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상처를 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방선거에서 전체적으로 승리했다며 강조했지만, 이스탄불은 1994년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의 소속인 AKP가 줄곧 독차지해왔던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패배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경제 문제를 꼽고 있다. 터키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했고, 실업률은 13%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각책임제였던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총리직 3연임에 성공한 후, 지난 2014년부터 명목상 국가원수인 대통령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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