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정명수기자] 채권수익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채권가격 하락) 일주일 내내 끌어내렸던 수익률을 하루만에 다 까먹은 셈이다.
15일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 2-7호는 전날보다 6bp 오른 5.20%, 국고5년 2-11호는 8bp 오른 5.45%, 통안2년 11월물은 7bp 오른 5.21%를 기록했다. 전날 5.40%에 낙찰된 예보5년 80호는 5.50%까지 상승했다.
예보채 후유증에다 미국 금리 급등, 국내외 주가 상승, 한국은행의 물가 코멘트 등이 채권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반면 예보채 악성 매물이 국채선물 매도로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이제부터 다시 수익률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장막판 연기금과 보험권에서 통안채, 예보채 등을 매수한다는 루머가 나돈 것도 이같은 기대의 반영이라는 설명이다. 오늘밤 미국에서 발표되는 소비자심리 등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음주 초반 시장 분위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시황
실업수당 신청자수 등 미국에서 들려온 뉴스는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종합주가지수까지 상승 출발하자 채권 현선물 가격은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국고3년 2-7호는 전날보다 4bp 오른 5.18%로 상승했고, 2-1호도 5.19%에 거래됐다. 국채선물이 107.3선을 지켜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예보채 손절매 물량이 의외로 많이 나오지 않았다. 국고3년도 5.2%선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분위기를 바꿔 버린 것은 한은의 금융협의회 자료. 일주일 전 금통위 때와 달리 "11월부터 물가 우려가 있다"는 코멘트가 나온 것.
선물 가격이 밀려 내려가고, 국고3년도 5.2%선을 상향 돌파했다. 일주일만에 말을 바꾼 한은을 성토할 겨를도 없이 예보채 5년 80호는 5.50%까지 튀어올랐다. 예보채를 제때 손절하지 못한 단기 딜링펀드들은 서둘러 국채선물 매도로 헤지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창구 판매를 실시하지 않았고, 3일물 RP는 2조원을 지원했다.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오후들어 수익률은 변변한 하락 시도조차 없었다. 국고3년 5.25%선에서 대기 매수세가 일부 있었으나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예보채 손절을 선물로 막기에 급급한 증권사들은 장막판까지도 국채선물 매도 포지션을 꺾지 않았다. 장마감을 앞두고 연기금이 통안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루머가 유포되기도 했다.
거시경제정책 점검회의에서 "디플레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채권수익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국고3년 2-7호는 5.20%, 2-1호는 5.21%로 마쳤다. 국고5년 2-11호는 5.45%를 기록했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최종 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날보다 9bp 오른 5.27%, 국고5년은 8bp 오른 5.45%, 통안2년은 6bp 오른 5.21%, 회사채 3년 AA-는 7bp 오른 5.86%, BBB-는 6bp 오른 9.36%였다.
◇골치거리 예보채..바닥이냐 아니냐
결국 예보채가 발목을 잡았다. 전날 5.40%에 낙찰된 후 5.43%로 올랐던 예보채 80호는 개장초부터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미국 시장 분위기마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선물로 손절을 치고 보자는 심리가 강했다.
연이어 한은의 물가 코멘트, 국가 신용등급, 주가 상승은 `악성 매물` 처리와 맞물려 수익률 상승 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대기 매수 의지가 있었던 기관들마저 "오늘은 아니다. 월요일날 보자"며 힘을 아꼈다.
JP모건의 한 딜러는 "눈치 빠르게 선물로 헤지를 한 기관들은 예보채에서 본 손질을 충분히 커버한 것으로 보인다"며 "포지션이 건전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간 수익률이 떨어진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기관들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의 김범중 스트레티지스트는 "미국 금리와 주가를 보면 바닥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10월부터 미국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11월 지표는 그렇게 비관적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시장에서도 장기 금리 하락에 의한 플래트닝은 한계에 도달한듯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