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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법원의 많은 노력에도 재판 지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의 사건이 아무런 이유 없이 방치되는 것은 아닌지 늘 불안해하는 당사자의 심정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능한 신속하게 첫 기일을 지정하고 당사자와 함께 사건 처리 계획을 실천함으로써 절차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높여야 한다”며 “기일 공전을 방지하고 변론종결일로부터 판결 선고기일이 너무 늘어지지 않도록 사건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상 신체의 자유와 무죄추정의 원칙을 언급하며 “헌법 정신에 따라 인신 구속과 압수·수색 제도를 개선하고 적정하게 운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조화롭게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청문회 때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대신 거주지 제한 등 일정 조건을 달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하는 ‘조건부 구속영장제’와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건 관계자를 심문하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증거의 구조적 불균형이 불공정한 재판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증거수집 제도’를 개선해 반칙과 거짓이 용납되지 않는 법정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양형 기준을 확충, 양형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 실현에도 정성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본연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는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실현해 실질적인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 그리고 재산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초심을 다잡고 심기일전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을 위한 독립된 법원으로 바로 서기 위해 예산과 법률에 관한 사법부의 의견이 최대한 존중되는 관행과 제도를 만드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