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 가을 소극장으로 나들이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소극장 중 하나인 소극장 산울림,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색다는 콘셉트의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제8회 산울림 2023 판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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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에는 판소리 ‘햄릿, 혼잣말’이 무대에 오릅니다. 연출가 박선희, 소리꾼 송보라(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고수 최효동, 피아니스트 정한나가 함께 하는 공연인데요. 셰익스피어 비극 ‘햄릿’을 전통 판소리 형태로 재구성해 송보라의 창과 노래로 들려주는 모노 드라마입니다. 서양 악기인 피아노의 선율과 전통 소리북의 협연으로 햄릿의 비극적 삶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창작 판소리로 풀어냅니다.
10월 1일 마지막 공연은 스페인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무대입니다. 플라멩코 공연 ‘플라멩코 별곡’인데요. 플라멩코 아티스트 사라 김이 안무를 맡고, 사라 김을 비롯한 무용수 신영실, 이상연, 박은주, 한지연 등이 출연합니다. 기타리스트 황이현, 보컬리스트 김지선, 연출가 송정희 등이 창작진으로 함께 하고요. 사라 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하네요. 매년 4월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열리는 페리아축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극장 산울림에 펼쳐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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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는 격주에 1편씩 창작극을 공연하는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좋은 미래’라는 공통 주제 아래 고립, 반려동물, 연대, 생태시민권, 미래의 극장 등의 관심사를 무대에 올립니다. 첫 작품인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 ‘지구에 감자가 이따’(9월 25일~10월 1일)는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강아지 감자와 이따, 인간 대진과 세련, 진경과 지우를 통해 ‘여기에 서로 얽혀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원의 안과 밖 ‘정전의 밤’(10월 10~15일)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와 닮은 미래를 무대에 올리고요.
세 번째 작품은 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 ‘메리, 크리스, 마쓰’(10월 19~29일)입니다. 2022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우주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우주비행사 메리와 크리스의 이야기를 다룬 인형극입니다. 창작살롱나비꼬리 ‘덜메이드’(11월 8~12일)가 이어집니다. 극장에서 렉처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로 한 극작가가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기지 ‘감나무 멸망전’(11월 22~26일)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3명이 뒷산 감나무 아래에 모여 ‘궁극의 감’을 따려고 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지막 작품은 감자피아 ‘펄프픽션’(11월 30일~12월 9일)입니다. 무차별적으로 가자치기를 당한 가로수에 대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낯설고 실험적이지만, 소극장만의 매력을 느끼며 새로운 자극을 경험할 수 있는 연극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