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센 장남' 훈 마넷, 캄보디아 신임 총리로 지명

22일 신임투표 거쳐 공식 취임…'38년 집권' 아버지 이어 권력세습
'상왕' 훈 센, 여당 대표직 유지…"총리 복귀할 수도" 발언도
  • 등록 2023-08-07 오후 2:05:00

    수정 2023-08-07 오후 7:27:3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훈 센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 훈 마넷이 신임 총리로 공식 지명됐다. 훈 센 총리는 38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지만 은퇴 후에도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훈 마넷 신임 캄보디아 총리 지명자.(사진=AFP)


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영자지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노로돔 시아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이날 훈 마넷을 신임 총리로 지명한다는 칙령을 발표했다. 훈 마넷은 의회 신임투표를 거쳐 오는 22일 총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훈 센-훈 마넷 부자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은 원내 125석 중 120석을 차지하고 있어 신임투표 통과는 확실해 보인다. 새 총리 임기는 2028년까지다.

현 훈 센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훈 마넷에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1985년 처음 총리직에 올라 철권통치를 이어간 지 38년 만이었다. 그는 총선 전 홍콩 봉황TV와 만나 “마넷이 나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올해 45세인 훈 마넷은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육군 대장으로서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을 맡고 있다. 그간 아버지 그늘에 가려 정치적 발언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훈 마넷이 아버지보다 개혁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실제 그가 홀로서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훈 센 총리가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훈 센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도 여당 대표직을 유지할 것이며 상원의장과 국왕 자문기구 의장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들의 목숨이 위험에 처하면 내가 총리직에 복귀할 수 있다는 걸 경고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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