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4분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요둔화 및 가격하락으로 60조원의 영업이익 달성에는 실패했다. 특히 반도체 시황 악화와 스마트폰 판매량 정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대비 각각 10.6%, 28.7% 하락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사 예상치(13조4000억원)보다 무려 2조6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며 “스마트폰 사업도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이 나빠져 전분기보다 전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실적 또 다시 갱신…영업이익률도 24.1% 최고치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43조5000억원, 영업이익 58조8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고치였던 2017년(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000억원)을 또 다시 경신한 것. 당기순이익 역시 또 다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은 하루에만 1613억원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1%로 2017년 영업이익률(22.4%)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이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반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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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분기의 어닝쇼크로 전인미답의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달성은 실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고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며 “출하량 역시 3분기에 비해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선사업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경쟁심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량 정체,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8000억~1조원 추정) 등 1회성 비용 발생도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회사측은 분석했다.
올해 영업익 50조원대 하회 전망…삼성 “5G·AI 등 경쟁력 강화 중점 추진”
올해 전망은 더 우울하다.
1분기까지 반도체산업 비수기가 이어지고 2010년대 초반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스마트폰 시장 둔화세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231조원, 영업이익 44조원으로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예상보다 메모리반도체 단기 시황이 악화된 만큼 개선되는 시점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KTB투자증권도 올해 연간 매출은 245조원, 영업이익은 46조8000억원으로 예상하는 등 증권업계 대부분은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메모리반도체 업황 약세가 지속하면서 실적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돼 실적흐름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스마트폰 탑재가 늘어남에 따라 거래처를 확대하고 폴더블·5G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스펙을 강화해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5G·AI·전장 사업 등 대응을 위한 칩셋 및 OLED 등 부품기술 등을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