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국가대표, 15%가 `귀화` 선수..역대 최다

  • 등록 2017-11-08 오전 10:34:54

    수정 2017-11-08 오전 10:34:54

귀화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19명의 귀화 선수가 출전한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130여명 중 15% 가량이 귀화 선수로 채워지는 셈이다.

귀화 선수들이 급증한 이유는 국내 동계스포츠의 얕은 저변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53개(금 26, 은 17, 동 10)를 땄는데 모두 빙상 종목(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에 국한됐다.

종목별로 보면 아이스하키에 총 11명으로 가장 많은 귀화선수가 있다. 남자부 엔트리 25명 중 7명이 귀화 선수들로 채워졌다. 올 4월 사상 최초로 톱디비전(1부 리그)에 진출하는 등 귀화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강력한 외국인 귀화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국내 선수들이 부쩍 성장해 귀화 선수들이 불러온 ‘메기 효과’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자부 아이스하키도 23명의 엔트리 중 4명이 귀화 선수다. 이를 통해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올해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4부리그) 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크로스컨트리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김마그너스가 목에 금·은·동 메달을 걸었다. [사진=뉴스1]
스키 종목에서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19)와 미국 입양아 출신 이미현(23)이 있다.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마그너스는 “어머니의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현도 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맹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귀화선수들 인원은 종목별로 아이스하키(11명), 바이애슬론(4명), 스키(2명), 피겨(1명), 루지(1명) 순이다. 국적별로는 캐나다(8명), 미국(5명), 러시아(4명), 노르웨이(1명), 독일(1명) 순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의 공상정이 유일한 귀화 선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이들 귀화 선수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여전히 있지만 스포츠 무대에서 순혈주의는 사라지고 나라와 인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는 더욱 굳어지고 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은 남자 아이스하키에서 귀화 선수 8명을 보강했고, 2006 토리노 올림픽 개최국 이탈리아는 귀화 선수 11명을 영입했다.

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 귀화한 외국인 선수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그들은 한국에서 6∼7년을 뛴 선수들이다. 피부색이나 눈 색깔이 다를지는 몰라도 그들은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어를 말할 줄 알고, 동료들의 존경을 받는다. 내 눈에는, 그리고 그들의 눈에도 그들 모두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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