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경쟁가열 `블랙스완` 될까

카드업계 과열경쟁 해석 엇갈려
`카드사태 경험` vs `이미 격화`
금융당국 `잇단 경고` 선제 대응
  • 등록 2011-03-08 오후 1:59:17

    수정 2011-03-08 오후 2:15:03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블랙 스완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국내외 금융시장과 신용카드 시장에서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신용카드업계 최고경영자(CEO) 7명과 간담회를 갖고 한 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이 붙기 시작한 카드업계의 과당 경쟁을 우려한 것. 특히 KB국민카드의 분사가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의 블랙 스완 이론은 고니가 모두 하얗다고 알고 있던 유럽인이 17세기 흑고니를 처음 발견하고 느꼈던 충격을 비유한 것으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경제 위기상황이 한 번 발생하면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내용이다.     
※ 출처: 한국기업평가
카드업계가 극도의 과열 경쟁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여신금융협회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002년 뼈저리게 경험한 카드사태 학습효과 때문에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출범 초기에 과도한 경쟁을 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현실적으로 많은 위험을 감수하거나 무모한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 현실가능한 목표로 전략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합리적인 성장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도 "지금의 경쟁구도는 시장경제에서 있는 정상적인 경쟁"이라며 "그 정도 경쟁도 안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올해 카드 시장점유율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때 신한카드가 신한은행을 능가하는 순이익을 거둔 이후 은행권의 카드 분사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카드 분사는 마케팅의 자율성이 높아져 경쟁의 강도가 더 세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업계 2위권인 KB국민카드의 분사가 농협, 우리은행, 산업은행, 우정사업본부 등 분사를 검토중인 금융권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전업계 카드업체들의 대응도 강화되면서 경쟁의 상호 상승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말 외형 경쟁의 잣대인 카드 모집인수가 5만명으로 30% 늘어나는 등 카드총수익 대비 마케팅비용이 25.4%로 일년새 4.8%포인트 상승했다는 게 이를 입증한다. 위험자산인 카드론 이용실적도 같은 기간 16조8000억원에서 23조9000억원으로 42% 급증했다.   KB국민카드가 KB국민은행 아래로 들어가면서 잃어버렸던 시장(점유율 약 4%)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것도 경쟁 촉발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카드 이용실적으로 계산하면 21조원에 달한다. KB국민카드가 지난 2일 설립기념식에서 합리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단적인 예로 금감원장 간담회에서 카드업계 CEO들은 KB국민카드의 금융포인트리카드가 선포인트제 상품이라는데 우려를 제기했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이렇게 되면 다른 카드사들도 뛰어들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KB국민 금융포인트리카드는 플러스타카드를 최근 새단장한 카드로, 대출 원금을 최대 50만원 깎아주고 나중에 이용실적에 따른 포인트로 이를 메울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신한카드, 하나SK카드 등 다른 은행계 전업카드사들도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상품을 내놓긴 했지만 대출과 묶은 선포인트 상품을 출시한 적은 없다. 만약 시장에서 호응이 있다면 은행에 뿌리를 둔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도 같은 상품을 출시하고 KB국민카드와 경쟁할 게 자명하다는 관측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2~4위권 경쟁이 치열하다"며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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