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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절도 혐의로 체포·적발된 외국인 수는 1326명으로 전년대비 20% 급증했다. 이 수치가 증가세로 돌아선 건 8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가운데 25.8%, 4명 중 1명이 조직적 절도 범죄에 공범으로 가담했다.
실례로 일본을 방문한 베트남 관광객 3명이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쿄도 및 간사이의 유니클로 매장 37곳에서 여성용 속옷 등 약 3300점, 약 1230만엔(약 1억 12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훔쳤다가 덜미를 잡혔다.
관광객으로 위장한 여성들은 물건을 훔쳐 매장 밖에서 망을 보며 대기하는 남성에게 이를 전달했고, 남성이 갖고 있는 대형 캐리어가 가득 찰 때까지 범행을 반복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훔친 물건은 숙소에서 다른 사람이 건네받아 베트남으로 운반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 여성은 신원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상업 시설 내에 위치한 구조가 개방적인 매장을 노릴 것 △출입구가 많지 않은 매장은 피할 것 △부피가 크지 않은 여성용 의류를 타깃으로 삼을 것 등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사전에 항공권을 전달하고 숙소도 정해줬다.
범행 그룹 중 한 명은 “베트남에서 유니클로는 고급 브랜드로 인기가 높고 되팔이 수요도 가장 높다. 현지에서 생산한 ‘짝퉁’도 많아 일본어로 태그가 붙은 정품은 프리미엄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진술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급증한 틈을 타 최근엔 조직적인 절도 범죄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유니클로 외에도 H&M과 같은 해외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의류 브랜드 매장과 일손 부족으로 감시가 허술한 화장품 또는 의약품 매장 등도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가와 달리 일본에선 매장 측에서 절도를 의심하더라도 노골적으로 경계하거나 대응을 취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절도범죄방지기구의 미츠자네 장 이사는 “해외에선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대형 가방을 일시 보관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며 “피해 방지는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 직원들을 상대로 범죄 예방을 위한 철저한 의식 교육과 더불어 범행 적발시엔 확실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