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위기 中 개발업체 스마오, 채권단에 15조원대 구조조정 제안

2022년 채무불이행, 도이체방크 청산 소송 준비 소식
채권단에 단기채·장기채·전환사채 등 4가지 옵션 제시
부동산 상황 여전히 어려워, 채권단 승인할지 미지수
  • 등록 2024-03-26 오전 11:51:04

    수정 2024-03-26 오전 11:51:04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00억달러 이상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청산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구조조정에 나선다. 중국 부동산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충칭 지역에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다.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스마오그룹홀딩스는 최근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117억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의 채권 구조조정에 대한 승인을 구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스마오 채권자들은 회사로부터 단기 채권, 장기 채권, 제로쿠폰 의무 전환사채, 다양한 증권 조합을 통한 상환 등 4가지 옵션을 제시받았다고 SCMP는 전했다.

6년 만기 단기 어음 또는 대출을 통해 해외 채권자에게 총 원금 총액은 30억달러를 초과하지 않고 7~9년 만기 장기 어음·대출에 할당된 금액은 40억달러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스마오는 서류를 통해 “이번 제안이 중국 부동산 시장의 예상 조건과 회사의 현금 흐름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역외 부채 탕감 방안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스마오는 지난 2022년 7월 만기가 도래한 10억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후 117억달러 해외 부채에 대한 채무불이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스마오 채권자 중 하나인 도이체방크는 최근 스마오를 상대로 청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청산을 면하기 위해 스마오가 새로운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스마오는 작년 7월 선전에서 추진하던 18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경매에 내놓는 등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다만 채권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채권단이 청산 신청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에버그란데)는 올해 1워러말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또 다른 대형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도 청산 심리를 앞둔 상태다.

스마오 구조조정이 추진될지는 부동산 업황이 관건일텐데 아직 뚜렷한 회복 징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투자, 가격, 판매는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이 되면 부동산은 완만한 성장률로 돌아가겠지만 과거처럼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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