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의사 "전력 끊기면 재앙…수많은 신생아 사망할것"

가자지구 보건부, 의사 인터뷰 영상 공개
"인공호흡기 의존 아기들 숨질것…한두명밖에 못구해"
어린이들 대부분도 계속되는 공습에 PTSD 시달려
  • 등록 2023-10-23 오전 11:27:19

    수정 2023-10-23 오전 11:27: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개시된 가운데, 가자지구 내 한 의사가 전력이 끊기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수많은 아기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신생아 부서장인 푸아드 알-불불 박사는 영상에서 “전력 공급 중단은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아기들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시파 병원은 고위험 임신으로 인한 조산된 아기들을 주로 돌보고 있으며, 45개의 인큐베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두명의 아기는 구할 수 있겠지만, 모든 아기를 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지원기구(UNRWA)는 이날 오전 전력 공급을 위한 연료가 3일 안에 고갈될 것이라며, 현실화하면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노력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불불 박사는 의료품 지원도 호소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생후 첫 2시간 동안 아기의 생명을 구하는 필수 약품을 포함해 의료품도 현재 전혀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의 아기들이 위독한 상태인데 일손 부족으로 의료진은 18일 연속 근무하는 등 피로가 쌓여 있다”고 전했다.

신생아뿐 아니라 가가지구 내 대부분의 어린이들 역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한 데다, 매일 밤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16일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750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한편 이날 영상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개시된 가운데 공개됐다. 전날 밤 유일한 통로인 이집트 라파 국경을 통해 트럭 20대분의 물, 식량, 의약품 등 첫 구호품이 가자지구에 보급됐으며, 이날 밤에도 14대의 트럭이 두 번째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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