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가담 의혹' 러군 2인자, 알고보니 바그너그룹 비밀회원

"군·정보기관 고위층 30명과 함께 VIP 회원 이름 올려"
반란 사태 후 행방 묘연…크렘린 "노 코멘트"
러 언론 등 푸틴 숙청 시작됐다며 체포설 제기
  • 등록 2023-06-30 오후 2:52:57

    수정 2023-06-30 오후 2:52:5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 이후 자취를 감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부사령관이 바그너그룹의 비밀 회원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부사령관. (사진=AFP)


CNN방송은 29일(현지시간) 영국 소재 민간단체 도시에센터(Dossier Center)를 인용해 수로비킨 장군이 바그너그룹의 비밀 VIP 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도시에센터가 입수한 바그너그룹 내부 문서엔 수로비킨 장군의 바그너그룹 회원 번호와 VIP란 표시가 적혀 있었다. 도시에센터는 다른 러시아 군·정보당국 고위층도 30명 이상 바그너그룹 VIP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바그너그룹이 VIP 회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보도는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 이후 수로비킨 장군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나왔다. 그는 24일 바그너그룹에 반란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영상을 올린 걸 마지막으로 행적을 감췄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수로비킨 장군의 행방에 대한 CNN 질의에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모스크바 타임스 등 러시아 현지 언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수로비킨 장군이 체포당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수로비킨 장군이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사전에 알고도 방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 세력에 대한 숙청 작업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의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수로비킨 장군과 같은 러시아 고위층들이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알고도 이를 푸틴 대통령에게 알리지 않고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수로비킨 장군은 우크라이나전 부사령관과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는 러시아군 2인자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며 민간인 공격도 서슴지 않아 ‘아마겟돈’(인류 최후의 전쟁) 장군, ‘도살자’ 등의 별명을 얻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지난해 10월~올 1월 총사령관직을 맡아 초토화 작전을 폈다. 그는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는 시리아에서 인연을 맺은 후 친분 관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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