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3위 후보 “에르도안 지지”…재집권 파란불?

1차 투표 5% 득표한 ‘킹메이커’, 현 대통령 지지
5%표 에르도안에 쏠릴 경우 에르도안 당선 유리
대부분 무당층, 2차 결선 투표 참여 포기 가능성도
  • 등록 2023-05-23 오전 11:32:19

    수정 2023-05-23 오후 7:36:57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튀르키예 대선 1차 투표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했던 후보가 제데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결선 투표에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투표에 나선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사진=AFP)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는 이날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후보를 지지한다. 나의 지지자들에게 그를 지지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치러진 튀르키예 대선 1차 투표에서 오안 대표는 / 5.17% 득표하며 3위를 차지하면서 이번 대선의 ‘킹 메이커’로 떠올랐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49.52%의 득표율로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44.8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오는 28일 1, 2위 후보간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오안 대표를 선택했던 표의 향방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우올로 대표는 모두 오안 대표에게 공약을 제안하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오안 대표는 회동 전 쿠르드족 분리독립 투쟁에 대한 무관용과 난민 송환을 요구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는 그런 식으로 협상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부 요구를 수용하면서 오안 대표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안 대표의 지지 발표가 이뤄진 이후 “정부가 이미 100만명의 난민을 재정착시킬 계획을 갖고 있고, 결선 투표 이후 시리아 정부와 회담에서 이 계획이 논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뒤늦게 쿠르드족과의 평화협상을 배제하는 한편 난민 송환을 공약하며 구애를 했지만, 지지를 얻지 못했다.

오안 대표는 특히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게 튀르키예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1차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인민동맹은 전체 600석 중 323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그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의회와 같은 (지도자) 아래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권은 20년간 집권해온 인민동맹에 맞서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미래에 대해 우리를 설득할 수 있는 관점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오안 대표의 지지층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그대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오안대표 지지층이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 후보 모두를 거부한 사실상의 무당층 투표일 수도 있는 만큼 대선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오안 대표 지지층 일부는 결선 투표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면서 “오안 대표의 지지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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