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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법무부·경찰청·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 등 20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채용비리 점검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특별점검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문제로 지적 받은 사례가 2234건(잠정)에 달했다. 채용비리 유형은 △부당한 평가기준 운용 △부정한 지시·청탁 △심사위원 구성 부적절 △모집공고 위반 △선발인원 변경 △채용요건 미충족 등 다양했다. 대상기관은 275곳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일부는 2013년 이전 포함) 정규·비정규직 및 전환직 채용 전반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점수를 조작하는 등 부당하게 평가기준을 적용했다. 올해 A 공공기관은 채용업무 담당자가 특정 응시자들을 면접 대상에 선발하고자 임의로 경력 점수를 조작했다. 선발하고자 하는 사람의 경력 점수는 그대로 반영하고 고득점이 예상되는 응시자들의 경력 점수는 깎았다. B 공공기관은 재작년에 면접에서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부여하지 않아 불합격 처리하고 지역 유력인사의 자녀를 채용했다.
심사위원도 주먹구구식으로 구성됐다. F 공공기관은 2014년에 응시자와 동일한 사모임의 회원을 면접위원(5명 중 3명)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후 같은 사모임 회원인 기관장이 인사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채용을 지시해 합격됐다. G 공공기관은 2016년에 면접위원이 아닌 인사가 면접장에 입실했다. 그는 면접 대상자 2명 중 1명에게만 질의를 했고 질의를 받은 응시자가 합격됐다. H 공공기관은 2013년에 내부위원만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에게 부모의 성명, 직업, 근무처가 적시된 응시원서를 제공하고 기관 내 고위급 자녀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해 채용했다.
경력이 없는 등 채용요건에 미달해도 합격됐다. J 공공기관은 2014년 채용 시 필요서류(경력증명서, 졸업증명서 등) 없이 서류·면접심사를 실시하고 해당 분야 경력이 없는 무자격자를 특별채용했다. K 공공기관은 2012년에 채용 공고문에 명시된 전공(상경계열 박사)과 무관한 응시자를 서류 전형에 합격시켰다. 이후 면접에 기관장이 임의로 배석하면서 해당 응시자에 대한 지원 발언을 했고 이후 그는 합격했다.
앞으로 정부는 채용비리 혐의가 높은 143건에 대해 징계를 추진하고 23건은 수사의뢰를 할 예정이다. 채용비리 신고센터 접수된 290건의 제보 중에서 21건은 이미 수사의뢰 조치했다.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824개 지방공공기관, 권익위원회 주관으로 272개 기타 공직유관단체 특별점검도 연말까지 진행한다. 김용진 차관은 “19개 심층조사 대상기관을 선정하고 22일까지 3주간 현장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채용비리 문제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