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의약품 16개 중 4개 이엽우피소 사용..규격 기준 없어 무방비 노출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의약품 4종에서 이엽우피소나 하수오가 원료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허가를 받은 의약품 중 백수오 원료가 사용된 제품은 총 16개다. 4개 품목 중 1개는 가짜 원료가 들어간 셈이다.
식품, 건강기능식품보다 품질관리기준이 엄격한 의약품에서도 가짜 백수오를 차단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원료 사용 이력 추적을 통해 이엽이피소 등의 혼입 사실은 알아냈다.
제약사들이 가짜 백수오를 사용한 이유는 백수오와 이엽이피소를 분별해내는 관리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생약규격집 개정을 통해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구분하는 유전자 분리 및 증폭반응 시험법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됐더라도 자체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엽우피소가 백수오 대신 들어갈 가능성에 대한 인지도 없었다.
식약처 “벤조피렌 저감화 방안 제출”..제약사들 “안전관리 책임 전가” 반발
최근에는 식약처가 천연물 의약품의 벤조피렌 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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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한약재부터 추출물, 완제의약품 등에 대한 벤조피렌 검출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벤조피렌을 줄일 수 있는 제조공정 대책을 1주일만에 마련하라는 지시다.
식약처 관계자는 “완제의약품에 대한 벤조피렌 기준은 설정돼 있지 않지만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약사들에 당부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현재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벤조피렌 저감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동물이나 식물 등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천연물의약품은 ‘벤조피렌’ 발생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한약재와 같은 식물을 고온에서 건조하거나 끓이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제약사들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낮은 온도로 원료를 가열하는 등의 방법으로 벤조피렌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때 제조원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엄격한 관리기준이 도입되면 원료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이엽우피소나 벤조피렌 등 관리 기준도 설정되지 않았고 제약사들이 고의적으로 불량 원료를 사용한 것이 아닌데도 여론의 눈초리에 떠밀려 식약처가 기업들에 안전관리 책임을 떠 넘기려 한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