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 아파트 월셋값이 1년 6개월 연속 떨어졌다. 집주인의 선호와 세입자의 기피 현상으로 공급 과잉이 빚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월세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서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코아피(KOAPI)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16.06으로 2분기(117.35)에 비해 1.29포인트 떨어졌다. 2012년 2분기 이래 6분기째 하락한 것이다. ‘코아피’는 부동산114가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종합 지수다. 2002년 9월부터 10년 이상에 걸쳐 아파트 매매·전세·월세 가격을 종합주가지수 산출 방식으로 지수화했다. 2000년 1월이 기준시점(100)이다.
지난 3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 변동률은 -1.10%로 조사됐다. 2005년 3분기(-1.43%) 이래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는 월세 매물이 늘고 있지만 세입자들의 저항감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탓이다.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도 3분기 6.42%로 2011년 4분기 이래 7분기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전환율이란 주택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집주인이 전셋집 보증금을 월세로 돌렸을 때 이자 소득이 늘어난다. 예컨대 전·월세 전환율 6.42%면 집주인이 2억원짜리 전셋집의 보증금 일부(1억원)를 월세로 돌릴 경우 연간 642만원(월 53만5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3분기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 2분기(6.76%)에 비해 0.34%포인트 줄어들며 2011년 1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셋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3분기에만 3.44% 오르면서 내림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16분기 연속 상승했다. 3분기 서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3.49%로 2005년 1분기 이래 최고치에 달했다. 저축성 예금 금리인 3.11%(한국은행 2분기 조사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지난 1분기 처음으로 저축성 예금 금리를 앞지른 이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으로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최성헌 책임연구원은 “세입자들은 전세를 선호하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물건은 늘고 있다”며 “이같은 수급 불균형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제공=부동산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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